과감한 평양 상공 발사…미사일에 대한 신뢰·자신감 및 대외 ‘과시용’
정경두 국방장관 “이미 가진 기술…우리가 훨씬 우수한 정밀도”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지난 6일 북한이 쏜 발사체가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인 ‘KN-23’으로 파악되며 최종 전력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7일 관영매체들을 통해 ‘신형 전술유도탄 위력시위발사’가 진행됐음을 밝히며 발사 당시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탄은 지난 5월4일과 9일, 지난달 25일 발사한 KN-23과 동일한 외형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발사체들이 약 37km고도로 450여km를 비행했다고 분석했다.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6.9이상으로 파악했다.

이날 북한이 발표한 내용 중 특히 두드러지는 부분은 두 탄도미사일의 궤적과 정밀도였다.

북한은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수도권 지역 상공과 중부내륙지대 상공을 비행해 동해상의 설정된 목표섬을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발사체를 의도적으로 수백만 명의 인구가 밀집해 있는 평양 상공을 통과시킨 것이다. 게다가 이 발사체는 평양시와 남포시 외곽의 남쪽 부근을 스치듯 비행하면서 450여km 떨어진 함경북도 김책시 앞바다에 있는 바위섬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군사 전문가는 “대도시 상공을 가로지르는 발사시험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며 “그만큼 완성도가 높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북한의 유도탄이 수도권 상공을 통과했다고 밝힌 점에서 이번 발사의 핵심은 무기의 신뢰성 검증과 과시에 있는 것 같다”고 봤다.

북한 역시 이날 “새형의 전술유도무기체계의 신뢰성과 안전성, 실전 능력이 의심할 바 없이 검증됐다”고 자평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총 6차례 군사도발을 감행했다.

지난 5월4일과 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KN-23을 시험발사한 데 이어 7월25일에도 같은 기종을 발사했다. 특히 25일의 미사일 시험은 600km 이상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31일과 8월2일에도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를 각각 두 발씩 발사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남북경협을 통한 ‘평화경제’를 역설한 바로 다음날(6일)에도 KN-23 두 발을 발사했다.


▲ 6일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오전 5시24분께, 5시36분께 북한이 황해남도 과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특히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의 경우 발사할 때마다 비행거리와 정밀도가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

지난 5월 발사 당시에는 200km 이상을 비행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약 80일 뒤인 7월25일에는 600여km를 비행했다. 여기에 6일에는 과감하게 수도권 상공을 통과시키며 목표지점을 타격하는 정밀성까지 갖췄다.

7월31일과 8월2일의 경우 고도와 비행거리가 절반가량 떨어지긴 했지만 북한이 이날 발사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라 밝힌데 반해 군 당국은 “비행속도 등으로 미뤄 방사포일 수 없다”며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가 저고도 정밀타격능력을 증명함에 따라 고도 50km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주한미군 사드나 패트리엇 PAC-3 등 한미 미사일방어체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군은 KN-23이 공중에서 풀업(pull-up : 하강 중 급상승)회피기동을 하는 등 요격이 까다롭긴 하지만 우리가 가진 미사일 방어체계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주최한 국방포럼에 참석해 “(북한판 이스칸데르는)우리 방어자산의 요격성능 범위 안에 있다”며 “풀업 기동이라는 것도 훨씬 오래 전 ADD(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해 (우리도)가진 기술이다. 우리가 훨씬 우수한 정밀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신형전술유도탄’을 서부작전비행장에서 450km 사거리로 발사한 배경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곳에서 약 300km 거리에 한국군의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배치될 청주 공군기지가 있고, 약 400km 거리에는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기지가 위치해 있다.

서부작전비행장에서의 발사 역시 이번이 처음으로, 군 관계자는 “이동식 발사대(TEL)를 통해 어디서든 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 해석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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