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우리금융 회장실 압수수색…로비 의혹 초점
직원 사기 가담 드러난 KB증권…제재심 결과 주목

▲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지지부진했던 라임자산운용 사태 수사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폭로 이후 급물살을 탔다. 검찰의 수사가 펀드 판매사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넘어 로비 연루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락현)는 우리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이 라임 펀드와 관련해 우리은행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검찰은 지난 2월 라임 펀드 주요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 본사와 우리은행 본점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당시 검찰 수사는 주로 판매사 측이 라임 펀드의 부실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그러나 이날 압수수색은 펀드 판매부서가 아닌 우리금융 회장실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이번 강제수사는 라임 사태 주범 중 한 명인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달 공개한 옥중편지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 김봉현 전 회장 측이 공개한 옥중서신

당시 김 전 회장은 편지에서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 관련해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변호사(에) 수억원을 지급하고 이종필(라임 전 부사장)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에 대한 로비가 이뤄졌다”고 적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다.

김 전 회장의 폭로가 있고 나서 검찰은 라임 판매사를 상대로 재차 강제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KB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30일에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본사를 각각 압수수색했다. 또 지난 3일에는 증권사 검사 업무를 총괄하는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검사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이 우리금융 회장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날, 옥중편지에 언급된 야당 유력 정치인에 대한 압수수색도 동시에 이뤄졌다. 또 이날은 김 전 회장에 대한 3차 조사가 진행된 날이기도하다.

우리은행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관련 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한 상태다. 검찰의 강제수사 이후에도 이러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라임 사건 수사가 전방위에서 이뤄지면서, 금융권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날 금감원의 라임 판매 증권사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검찰의 라임 수사가 이번 제재심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가 금감원의 제재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관련 의혹에 대해 답변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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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정림 KB증권 대표에 대한 징계 수위에 관심이 모인다. 박 대표가 이번 제재심에서 중징계가 예고된 전·현직 임원 중 유일한 현직 CEO여서다. KB증권은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와 달리 현직 최고경영자(CEO)가 중징계를 받은 만큼 수장 살리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검찰 수사에서 KB증권 임직원 7명이 라임자산운용과 모의해 라임펀드의 부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태가 심각해 졌다. 당초 KB증권은 공모 의혹으로 기소된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과는 다르다며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는데, 사기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KB증권의 주장도 설득력을 잃게 됐다.

박정림 대표가 KB증권에서 자산관리(WM) 부문을 총괄해왔다는 점도 소명 과정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사가 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며 “법에서 정한 테두리 안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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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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