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하나·BC카드)의 국내 영업점포가 180개로 집계됐다.

 

[스페셜경제=이정화 기자]카드사 영업점이 사라지고 카드 모집인도 떠나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이 최근 영업점을 잇따라 닫으면서 오프라인 영업 비중을 줄이기에 나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환경을 선호하는 시대에 온라인 발급 수요가 늘면서 영업점에 방문하는 일이 적다는 설명이다. 항간에는 영업점 축소로 모집인이 모일 곳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소리도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하나·BC카드)의 국내 영업점포가 18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9% 감소한 수치다.

카드사 영업점포 수는 ▲2017년 하반기 331개 ▲2018년 상반기 308개 ▲2018년 하반기 264개 ▲2019년 상반기 210개 ▲2019년 하반기 206개로 꾸준히 줄고 있다.

작년 말 기준 현대카드는 107곳에서 53곳으로 영업점 문을 가장 많이 닫았다. KB국민카드는 70곳에서 39곳으로 영업점을 줄이고, 하나카드는 40곳에서 15곳으로 통폐합했다.

카드사들의 영업점 축소는 최근 온라인 환경이 두드러지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업계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영업점 축소는 최근 몇년 전부터 이어진 일이다"며 "약 3년 전까지만 해도 고객이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영업점을 찾아가 직접 모집인을 대면하고 자필로 서류를 작성해 서명받고, 영업점은 서류를 넘기고 심사하는 등 과정의 복잡함과 시간 비용이 비교적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4년전 여신협회에서 카드 발급 신청을 종이 없이도 태블릿 PC 등 모바일 환경에서 처리할 수 있는 표준화 서비스를 도입한 후로 간편하고 빠른 발급이 가능해졌다"며 "코로나와는 별개로 설계사에게 직접 설명을 듣기 보단 본인이 원하는 상품을 스스로 찾아서 발급받는 형태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카드 모집인들은 대개 판매해야 하는 상품들 위주로 판매해왔지만 언택트 환경이 확대되면서 고객들이 합리적인 소비와 개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사기 위해 정보가 많고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온라인 채널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로 대면 영업이 타격 받는 상황에서 자본금이 많은 카드사들은 오프라인에서 적자를 보더라도 여력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 채널을 모두 이끌어갈 수 있지만 대개 많은 카드사들이 디지털 환경으로 마케팅 확대에 나서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통계에 따르면 카드모집인 수는 지난 2016년 2만2872명에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지난해 1만1382명으로 줄었다. 올 8월 기준 카드모집인 수는 1만655명이다.

일각에서는 영업점 축소로 인해 카드 모집인들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카드모집인들이 '1사 전속주의' 방식의 판매를 하게되면서 본인 소속 카드사가 아닌 타 사의 상품 영업을 규제받은 바 있다. 모집 환경이 달라지면서 기존에 비해 팔 수 있는 상품이 줄고 수익도 비교적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영업점이 문 닫는 것과 모집인의 감소가 아예 관계가 없진 않지만 미미한 수준이다"며 "요즘 소비자들은 본인이 필요한 카드를 발급해 전원 실적을 채우고 혜택 받는 등 본인의 니즈를 스스로 찾아가고 있다. 특히 모바일로 카드를 발급받으면 연회비도 저렴해 점점 모집인을 직접 대면하는 일이 줄고 온라인 신청률은 증가하고 있다. 모집인 수익성은 불가피하게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전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영업점을 통폐합하면서 기존 모집인들이 한 점포로 자리를 옮겨 업무효율성과 고객서비스 질을 높였다. 서류에 집중된 발급 과정에서 비대면 환경으로 전환되다보니 판매 절차가 간편해지고 자연스럽게 고객 응대율 또한 상승하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는 온라인 환경이 확대되더라도 대면 채널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령층이나 장애인 등 디지털 채널 접근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객층을 고려해 최소한의 점포는 유지될 것이라 예측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영업비중을 보더라도 오프라인이 온라인 채널보다 여전히 높다"며 "투자 비율과 성장률을 따지더라도 오프라인 채널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시류와 고객 니즈 충족에 맞게 선택과 집중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 카드사마다 자금력이 다르지만 온라인 채널은 서버·전산 유지 비용 등이 투입되기 때문에 당장은 높은 이익을 취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아직까지는 채널 환경이 한 방향으로 쏠리기엔 이익, 장기 수익성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포함해 은행 등 금융사 영업점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다. 계속해서 오프라인 관련 영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배달앱, 언택트 쇼핑 등 온라인 소비 수요가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은 안가도 경험할 수 있다면 굳이 나가서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흐름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다"고 전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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