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변방은 옛말, 한국, '테스트베드'로 급부상

최문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3 16: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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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솔게임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최근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시간차를 두고 각각 신작 콘솔 게임기(비디오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5(이하 PS5)’와 ‘엑스박스 X/S’ 각각 공개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엔 7년 만에 양사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엔 한국도 콘솔 전쟁에 탑승했다.

지난 9일 MS는 자사의 신규 게임 콘솔인 엑스박스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번 엑스박스는 ‘엑스박스 시리즈X’와 ‘엑스박스 시리즈S’의 두 가지 버전을 출시된다. 이 중 X버전이 고사양 기기다. MS는 오는 11월 10일 이들 기기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 소니의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5' 기기와 게임패드 (사진=소니)

 


이어 지난 17일 소니도 디지털 쇼케이스 행사를 통해 PS5를 공개했다. PS5 역시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디스크 드라이브가 포함된 일반 버전과 디스크 없이 인터넷 다운로드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에디션이다. PS5 역시 11월 12일 1차 판매, 11월 19일에 나머지 국가들에 판매될 예정이다.

소니와 MS 모두 게이머들의 다양한 수요를 잡고자 기기를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한데다, 고급형 기기의 가격이 499달러로 같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양사가 콘솔게임기 분야에서 정면승부를 펼치는 것은 지난 2013년 이후로 7년 만이다.

그동안 PC방 중심의 게임 문화가 자리 잡아 온라인, 그리고 (온라인 게임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이 강세를 보이는 한국 게임 시장은 흔히 ‘콘솔시장의 불모지’로 평가됐다. 실제로 전체 한국 게임 산업에서 콘솔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3.7% 가량에 불과하다. 이러한 실정에 한국은 콘솔제작사들이 게임기를 출시할 때 1차 출시국은 커녕, 2차, 3차 출시국에도 들지 못했었다. 지난 2013년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4’를 출시할 당시에는 정규 출시 한 달, MS가 ‘엑스박스 ONE’을 출시할 때는 정규 출시 10개월 뒤에야 한국에 정식 출시됐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1차, 2차로 PS5를 나눠 판매하는 소니는 한국을 1차 판매국에 포함시켰다. 이번에 PS5 1차 판매국에 든 국가는 미국, 일본, 유럽, 뉴질랜드 등 전통적으로 콘솔 게임이 강세를 보이는 시장 6곳과 한국, 총 7개국뿐이다. 뿐만 아니라 소니는 지난 18일 전세계 동시 PS5 사전예약을 진행했는데, 한국도 당당히 사전예약국에 포함됐다. 이날 예약구매 사이트인 ‘예판넷’ 등에서 진행한 사전예약 물량은 약 30분만에 모두 동났다.

 

▲ SK텔레콤 홍보모델이 T월드 매장에서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SK텔레콤)


MS는 엑스박스 X/S를 전세계 동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MS는 지난 16일 SK텔레콤과 손잡고 자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XBOX 5GX 클라우드 게임’을 정식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전 세계 미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 총 22개국에서 동시에 출시됐지만, 아시아에선 국가 중에선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 게임 시장의 달라진 위상은 콘솔게임 성장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은 지난 2017년부터 급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콘솔게임 시장은 2017년에는 전년 대비 42.2% 성장한 3734억원 규모에서 다시 2018년 5285억원으로 41.5% 급성장했다. 실제로 국내 콘솔시장은 전 세계 시장의 1%를 차지하며, 글로벌 규모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음을 증명했다.

여기에 올해 유행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콘솔게임계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콘솔 게임기 구매는 40.5%, 게임 타이틀 구매는 41.6%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야외활동이 제한되며, 자연 속을 즐기는 콘텐츠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나, 홈트레이닝 콘텐츠인 ‘링피트 어드벤처’ 등의 닌텐도 스위치 게임과 스위치 자체가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소니와 MS에게 한국은 잠재적 성장 외에도 매력적인 시장이다. 기본적으로 게임 인구가 많은 환경인데다가 초고속 인터넷망이 전국 곳곳에 깔려 있는, 소위 인프라가 좋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연내 5G 단독모드(LTE망을 사용하지 않고 5G 망만을 사용해 통신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 환경은 최근 콘솔게임 업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테스트해보기에 최적화돼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에 필요한 연산이나 정보를 인터넷 클라우드망에 올려두고, 실시간 데이터 통신을 통해 이를 즐기는 방식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TV나 모니터에 콘솔기기를 거치해 두고, 반드시 실내에서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콘솔게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 동안은 고사양‧고그래픽 게임을 실시간으로 진행하기에 네트워크 속도가 느려 구현할 수 없었던 것이, 보다 빠른 5G 서비스 환경에서는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은 지난 1월 인터뷰를 통해 “스트리밍에 있어 5G가 필수는 아니지만 원활한 서비스에는 5G가 중요하다. 한국은 5G와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매칭하기 가장 좋은 시장이다”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콘솔시장 규모가 오는 2021년에는 7042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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