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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저축은행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 저축은행에 특히 빨간불이 켜졌다. 지방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전국 평균보다 최대 약 4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상반기 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월 말 전체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8% 증가해 5조597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부동산 PF 대출채권의 건전성은 많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PF 대출의 전체 연체액은 2053억원으로 79개사 평균 연체율은 3.6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2.31%포인트 개선된 수준으로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6.60%에서 3.69%로 하락한 모습이다. 이처럼 부실률을 낮추는 데에는 부동산 PF 대출을 늘려 수익성을 확대하면서 리스크 관리 강화도 동시에 진행한 것이 영향을 준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모든 지역이 부실률을 낮추는 데 성공한 것은 아니다. 서울 지역 저축은행 23곳은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3.32%, 고정이하여신비율 3.37%로 전년 대비 4.26%포인트, 5.22%포인트씩 개선된 모습을 보였으며 인천·경기 지역 저축은행 19곳과 충청 지역 7개사도 모두 개선된 건전성을 보였다.

이와 반대로 수도권 이외 지역에선 여전히 부실 상태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구·경북·강원 지역 저축은행 11곳은 6월 말 전년보다 12.3% 늘어난 2086억원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을 가지고 있었는데, 해당 기간 연체율이 6.34%에서 6.71%로 올랐고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4.81%에서 6.71%로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호남 지역 저축은행 7곳은 부실은 일부 줄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약 4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들 7곳 저축은행 부동산 PF 대출 평균 연체율은 14.29%였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13%나 됐다.

특히 대한저축은행과 동양저축은행 두 곳은 연체율이 무려 100%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저축은행의 경우, 저축은행사태 이후 신규로 진행한 PF 대출은 없으나 당시 회수하지 못 했던 PF 대출 연체율이 해소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대출이 전혀 상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나머지 5곳 가운데 2곳도 15%에 달하는 연체율을 보이고 있어 건전성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 취급한 PF 대출은 회수 중이며, 신규 대출 건수는 없다"고 말하며 건전성 우려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방의 부동산 경기 악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 등의 분석이다. 건축 준공 자금을 빌려주는 부동산 PF 대출은 준공 후 공실률이 높거나 사용승인을 받지 못하게 되면 부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갈수록 PF 채권의 부실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 2011년 발생한 저축은행 부실 사태 또한 무분별한 부동산 PF 대출 취급 이후 채권 회수를 하지 못 했던 탓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감독이 강화돼 앞으로 대규모 부실 가능성은 낮지만,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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