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온라인 공개행사 초대장 (사진=LG전자)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LG전자가 차세대 스마트폰 형태(폼팩터)를 고심하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14일 공개할 돌리는 스마트폰인 ‘LG 윙(가제)’을 비롯한 여러 시도가 포착되고 있다.

4일 스마트폰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자사의 스마트폰을 차세대 폼팩터로 출시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지난 10여년간 대동소이한 길쭉한 네모 형태를 유지하던 스마트폰은 진화 중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자사의 첫 번째 폴더블(Foldable,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인 ‘갤럭시폴드’를 출시하면서 업계는 보다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 제작 경쟁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가장 활발히 생산되고 있는 형태는 폴더블폰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샤오미,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업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놨다.

LG전자는 다른 길을 택했다. 폴더블 외의 다른 형태의 스마트폰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내놓은 ‘듀얼 스크린’이 대표적이다. LG 듀얼 스크린은 화면을 덮는 플립(Flip) 형태다. 화면을 케이스 끼우듯 스마트폰에 장착하면 스마트폰과 연동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LG전자는 지난해 IFA2019에서 외부 알림창을 추가한 듀얼 스크린 신모델을 공개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미 폴더블 스마트폰이 개발돼 팔리는 시점에 액세서리처럼 끼우는 듀얼 스크린을 내놓는 것이 시류를 읽지 못한 것이란 혹평도 받았다.

기술력의 부족 때문에 폴더블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 LG전자는 선을 긋는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LG전자가 폴더블폰을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내부 아직 폴더블폰 시장의 시장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을 뿐, 기술의 부족이 아니란 설명이다. 조금 더 혁신적인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변화를 줄만한 것으로 준비할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2013년 최초로 스마트폰에 상용 가능한 6인치 플렉시블 OLED를 발표한 뒤 꾸준히 ‘폴더블’, ‘롤러블’, ‘익스펜더블’ 등의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출원해왔다. 이 중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초 CES2020에서 LG디스플레이가 ‘롤러블TV’를 공개한 바 있어 롤러블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휴대폰‧IT 전문 매체인 폰아레나는 “LG전자는 삼성과 화웨이와 같은 영역(폴더블폰)에서 경쟁하는 대신 완전히 새로운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 분명하다”며 “아마 혁신적인 폼팩터를 앞세워, 새로운 시장에 선구자가 될 것”이라 보도했다.

LG전자가 이미 ‘최초’의 자리를 넘겨준 폴더블폰이 아닌 새로운 영역의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돌리는 폰인 ‘윙’과 ‘프로젝트B’ 혹은 ‘레인보우폰’으로 알려진 롤러블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 LG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의 공개행사 일정을 안내하는 초청장을 공개했다. 동영상 캡쳐 이미지 (사진=LG전자)


LG전자가 먼저 내놓을 제품은 윙이다. ‘T’자 모양으로 메인 디스플레이가 돌아가며 숨어 있는 보조 디스플레이가 노출되는 형태다. 위쪽은 돌아가는 6.8인치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4인치 보조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다. 윙은 사실상 LG전자의 첫 번째 일체형 듀얼스크린 스마트폰이다. LG전자는 14일 온라인 발표를 통해 윙을 전격 공개에 나선다.

 


사실 윙은 완전히 새로운 휴대폰 형태는 아니다. 피처폰이 유행하던 시절, 삼성전자가 출시한 ‘가로본능폰’과 유사한 모습이다. 다만, 아래 노출된 부분이 자판인 것과 보조 디스플레이인 것엔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발표를 앞두고 유출된 실제 윙 사용 영상을 살펴보면, 넓은 메인 디스플레이로 네비게이션을 화면을 보면서 보조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다른 앱 화면을 띄워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LG전자는 14일 진행될 행사에서 윙 제품 발표 뿐만 아니라, 자사의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도 함께 공개할 전망이다.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획일화된 스펙 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LG전자의 과감한 변신”이라며 “이 같은 도전이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기대 이상으로 충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가 윙 외에도 롤러블(Rollable, 돌돌 말 수 있는) 스마트폰 개발 프로젝트로 알려진 ‘프로젝트 B’도 함께 진행 중이란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 특허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의 구조. 평상시엔 돌돌 말려 있는 액정이 오른쪽 화면을 당기면 말려나와 커진다. (사진=키프리스)

 

LG전자는 지난 6월 특허청에 ‘롤비전(RollVision)’이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에 따라 폰 아레나는 “LG전자가 오는 2021년 상반기에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레인보우’를 내놓을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국내 특허청 사이트인 ‘키프리스’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은 액정의 오른쪽을 잡아당기면 안에 말려 있던 액정이 나와 화면이 커지는 방식이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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