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커머스·모빌리티·핀테크 등 10년 간 사업 저변 확대
포털 사이트 ‘다음’과도 합병‥매출 3조원 기업으로 성장
카톡 기반 구독형 서비스 출시 예정‥디지털 신분증 기능 도입

▲ 18일 '카카오가 준비하는 더 나은 내일'을 주제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수용,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사진=카카오)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카카오가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았다. 카카오는 향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의 종합 구독 플랫폼으로 오는 10년의 미래 성장 동력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18일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카카오가 준비하는 더 나은 내일’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 카카오는 ▲지갑 ▲콘텐츠 구독 ▲상품구독 ▲멜론 트랙제로 등 다양한 콘텐츠‧상품 구독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카카오톡 10년, 문자 대신 ‘카톡해’

카카오톡은 애플의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2010년 3월 아이폰 전용 메신저 앱으로 출시됐다. 카카오톡은 출시 직후부터 당시 쓰이던 문자 메시지의 자리를 빠르게 차지했다. 문자 메시지가 건당 20~30원의 요금을 부과하는 등 당연한 유료 서비스인데 반해 카카오톡은 무료 메신저 앱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톡은 최초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안드로이드 버전 앱을 내놓았다. 출시 후 6개월이 지난 2010년 9월에는 가입자 수 100만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출시 1년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20년 3분기 카카오톡의 활성 이용자 숫자는 4600만명에 달한다. 스마트폰을 가진 한국인이라면 대부분이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카카오의 매출은 화제성을 따라가지 못했다. 카카오톡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활용할 구체적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내놓은 2010년 연 매출 3400만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 해의 적자 규모는 40억원에 달했다.

 

 

▲ 카카오가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 (사진=카카오톡 화면 캡쳐)

이에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연동 가능한 안정적인 수익 모델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게임을 시작으로 ▲음악(로엔 엔터테인먼트 인수, 멜론 인수) ▲커머스(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 메이커스‧커머스) ▲모빌리티(카카오T, 카카오 네비 등) ▲핀테크(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인공지능(헤이 카카오) 등의 분야로 사업 저변을 넓혔다. 2014년에는 포털 사이트인 ‘다음’과 합병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영진도 영입했다. 카카오는 지난 2018년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를 각각 영입했다. 광고 전문가인 여 대표와 서비스‧브랜드 전문가인 조 대표의 경험을 살려 여러 분야로 확장된 카카오의 서비스를 카카오톡 기반으로 끌어당기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러한 노력에 올해 카카오는 이미 3분기에 연간 매출액 3조를 돌파하는 등, 한국의 대표 ICT 플랫폼 기업으로 뛰어올랐다.

카카오, 앞으로는 카카오톡 기반의 구독 플랫폼

지난 10년 간 성장을 이어 온 카카오톡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카카오톡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를 선택했다.

이날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카카오톡 채널 기반의 ‘상품구독’ 서비스를 19일부터 새롭게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조 기업들을 찾아 이야기를 들어보면, 판매량도 의미가 있긴 했지만 구독이나 공유경제로 전체적인 경향이 많이 이동했다”며 “문제는 이러한 추세와 더불어 사용자들의 수요는 높아졌는데, 정작 구독의 과정은 제품 설명, 방문 예약, 구매 결정, 계약서 작성 등 평균 13단계쯤 된다”는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에 착안해 준비한 것이 상품구독 서비스다. 이용자는 관심 있는 브랜드의 카카오톡 채널에서 상품의 정보를 얻고, 회원가입부터 신용조회, 전자 서명과 계약, 결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몇 번의 클릭으로 처리할 수 있다. 해당 브랜드와 친구를 맺으면 메시지를 통해 구독한 상품에 대한 알림, 프로모션 정보 등도 받아볼 수 있다.

카카오는 19일 위니아에이드의 딤채 김치냉장고 렌탈을 시작으로 연내 바디프랜드, 아모레퍼시픽, 위닉스, 한샘 등의 렌탈‧정기배송 상품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향후 가전, 가구뿐만 아니라 식품, 화장품, 청소대행 등의 서비스를 정기 계약해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 대표는 “카카오의 구독 서비스는 많은 중소상공인들에게도 열려 있다”며 “가령 동네에 자주 가는 카페나 식당도 구독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또는 구독권 자체를 친구에게 ‘선물하기’ 하는 일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최대한 다양한 분야와 규모의 사업자들을 자사의 ‘구독 모델’에 참여하며 자신의 사업 분야를 홍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한다는 계획도 공유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은 연내 개편될 예정이다”라며 “파트너사가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템플릿과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채널을) ‘미니앱’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파트너들은 예약, 구독, 배달, 티켓예매 등 목적에 따라 템플릿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기존에 보유한 웹사이트, SNS 채널 등의 자산을 채널 홈에 연동시킬 수도 있다. 별도의 앱을 만들지 않고도,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쉽고 빠른 비즈니스 확장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평소 온라인 등의 환경에 노출되기 어려웠던 중소사업자나, 신규 창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사업을 홍보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카카오는 “파트너가 고객을 발견하고, 관계를 맺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담는 그릇’으로써 카카오톡 채널을 계속해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콘텐츠도 ‘구독’하며 경쟁력 강화

카카오는 내년 상반기 중 전문성과 이용자의 취향을 반영하는 신규 콘텐츠 구독 플랫폼도 선보인다. 창작자가 뉴스‧미디어, 음악, 게시글,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양질의 콘텐츠를 창작 및 유통하면, 이용자는 관심사에 따라 여러 콘텐츠를 구독하며 상호작용하는 관계 기반 공간이다.

새 플랫폼은 이용자들의 친숙도와 가독성을 위해 피드 형태가 아닌 현재 포털의 콘텐츠 UI를 적용한다. 창작자는 콘텐츠를 발행하면서 제목과 구성, 배치 등을 직접 편집할 수 있는 에디터의 역할을 하게 되고, 이용자는 구독하는 채널의 우선순위나 위치 등을 조정해 ‘나만의 화면’을 만들 수 있다. 콘텐츠 구독 플랫폼은 PC와 모바일을 통해 서비스되며,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탭)과도 연결된다.

카카오는 “창작자와 이용자가 콘텐츠 구독 플랫폼을 통해 양방향 소통 및 유대감 형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포털 다음의 서비스는 새로운 서비스와 병행해서 그대로 유지되며, 이용자의 뉴스 선택권 강화 등 이용자 편의 제고를 위한 서비스 고도화 작업도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멜론에서는 아티스트와 리스너를 직접 연결하는 ‘트랙제로’ 서비스를 선보인다. 또한 아티스트의 활발한 창작 환경을 지원하는 플랫폼인 ‘멜론 스튜디오’도 내달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카카오는 멜론의 트랙제로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 메신저’ 카톡, ‘지갑’으로 쓴다


카카오는 이처럼 확대되는 자사의 온라인 구독 모델과 최근 가속도가 붙은 온라인 신분증 수립 기조에 발맞춰 카카오톡에서 신분증, 자격증, 증명서 등의 신분증을 보관‧관리할 수 있는 ‘지갑’을 연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지갑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과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된 전자출입명부인 QR체크인, 지난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획득한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순차적으로 담긴다. 연세대학교 모바일 학생증, 산업인력공단의 국가기술자격증도 추가된다.

카카오는 향후 모바일 신분‧자격 증명 서비스가 필요한 각종 단체, 재단, 기업, 교육기관 등과 추가 파트너십을 체결해, 온‧오프라인에서 활용성을 점차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위·변조 및 부인방지를 위해 발급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등 최고수준의 보안 기술도 적용됐다.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일상에서 본인을 증명하는 것이 불편한 부분에 주목해 ‘디지털 신분증’이라는 개념을 생각했고, 카카오톡 안에 ‘지갑’ 이라는 공간을 준비하게 됐다”며 “디지털 기반으로 많은 것이 변하는 사회에, 모바일로 간편하고 안전하게 신원을 저장하고 확인할 수 있다면 우리 일상은 더 편리해 지고, 나중에는 카카오톡이 실물 지갑을 완전히 대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보안과 관련해서는, “원천적으로 ‘지갑’ 해킹은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라며 “인증서는 카카오톡이 설치된 휴대폰을 기반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아이디와 비밀번호 정도만을 알아서는 해킹할 수 없을 것”이라며 보안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카카오톡을 통해 이용자들이 더 다양하고 소중한 관계를 맺고, 파트너들은 카카오톡을 통해 비즈니스를 더욱 확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카카오는 앞으로도 카카오다운 방식으로 모두의 더 나은 삶과 내일을 위해 노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