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한 실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대우조선 노조가 매각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물리적 충동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산은은 전날 대우조선 인수 절차 관련 첫 회의를 열고 8주간의 실사 계획에 합의했다.

이번 실사는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을 상대로 하고,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을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간담회에서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한 실사가 4월 초부터 2개월 정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대우조선의 방위산업 관련 기술 등 핵심적인 영업기밀이 경쟁사에 유출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현장 보다는 서류 검토에 집중할 방침이다.

양측이 직접 실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등 각각 자문사를 구성해 진행한다.

다만 매각에 반대하고 있는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이 거세 난항이 예상된다. 대우조선 노조는 대우조선 서울사무소에 다수의 조합원들이 실사 저지를 위해 상주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거제시의회 역시 최근 대우조선 매각협상 중단·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해당 결의문에는 인수합병의 근본적인 이유를 알 수 없거니와, 본계약 당일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공동발표문 주요 내용이 지켜질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번 실사는 당분간 현장 방문이 아닌 문서를 통해 진행되지만, 이 같은 대우조선 노조의 움직임으로 인해 물리적 충돌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8주간의 실사를 끝낸 뒤 다음달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4개 조선소를 거느리는 중간지주사(가칭 한국조선해양)를 신설한다.

합병 완료를 위해선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유럽연합(EU)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실사 등을 거치면서 국내외 공정거래 당국에 기업결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