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차재난지원금 선별적 지원 추진中
"1차재난지원금 당시에도 큰 이익 없었다"
"결제 규모 증가 외에 이득은 없을 전망"
"하반기는 코로나19 안정 여부가 관건"

▲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차재난지원금을 추석 전 지급하기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이정화 인턴 기자]정부가 추석 전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카드사들이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상황이다. 1차 재난지원금처럼 카드사가 지급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며, 카드사들이 지급을 담당한다고 해도 실적 상승 외에 여타 긍정적 요인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차재난지원금을 추석 전 지급을 추진한다. 전국민 지급 대상이었던 1차 재난지원금과 달리 2차재난지원금은 고용취약계층,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저소득층 등 경제 타격이 비교적 큰 계층 대상으로 선별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사들은 지난 5월 지급된 재난지원금 효과로 상반기 성적에 특수를 누린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코로나19로 악화된 업황 속에서 일시적 정책 호재가 동아줄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2차 재난지원금을 재차 맡게 되면 하반기에도 호재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업계의 실상은 달랐다. 1차 재난지원금도 카드사들에게 '호재'는 아니었다.

14조원의 재난지원금 가운데 약 10조원 가까이의 금액을 카드사들이 맡아서 지급 역할을 대행했으나, 대부분 사용처가 카드사 가맹점 중 '영세중소가맹점'에 선정된 곳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가맹점은 일반 가맹점보다 수수료가 낮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중소가맹점은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가맹점인 만큼 1차재난지원금 중 10조원 전부가 해당 가맹점에 결제됐다고 가정하면 카드사들이 얻는 수익은 약 800억원이다. 2% 안팎인 일반 가맹점 수수료 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실질적으로 얻은 이익이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는 2차재난지원금 지급이 확정된다고 해도 1차재난지원금과 마찬가지로 이익 면에서 긍정적 성과를 누리기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선별적으로 지급되는 방식으로 인해 1차 재난지원금 효과에 비해 이익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어떠한 지급방식이든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눈에 띄는 이익을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은 같다는 설명이다.

한편 국민들이 재난지원금을 주로 '체크카드'로 충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계 카드사들이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시에도 실적 상승을 이어나갈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국민카드가 카드사 전체 가운데 1차 재난지원금 유치 비율의 선두를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유치 점유율이 높다고 하면 규모 경제 효과를 거두고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며 "다만 재난지원금 주 사용처 특성상 우대수수료율이 낮기 때문에 모든 카드사들이 공통적으로 큰 이익을 얻기란 쉽지 않은 환경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는 카드사들이 재난지원금을 통해 이득을 얻는 요소는 '결제 규모 증가' 외에 별다른 특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에서는 2차재난지원금을 약 5조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지급할 것이란 논의가 나오지만 카드사들은 지원금을 맡게된다 해도 하반기 실적 상승 외에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딱히 없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한편 항간에는 카드업계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고객유치 마케팅에 힘쓸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편리한 지원금 신청 및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되지만 업계는 금융당국의 지침으로 인해 1차재난지원금 지급 당시부터 마케팅을 자제해왔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카드사들이 재난지원금 관련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당국에서 마케팅을 자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철회한 바 있다. 이에 발생한 혼선으로 인해 민원이 생기기도 했다"며 "1차 때는 인터넷으로 지원금 신청을 받다보니 고연령층 등 인터넷 소외계층의 민원이 많았다. 2차 지원금은 아직 확정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카드사들이 관련 사항을 준비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에서 재난지원금 관련 논의는 나오고 있지만 정확한 시기와 지급 기준 및 지급 대상, 지급 대행 업계 등 카드사가 대비할 수 있는 요소는 사실상 무엇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비 위축이 이어지는 만큼 실물경제가 계속 위험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이 정부에 의해 채권 원금 상환 유예 등을 제공하는 상황이라 유예 기간이 끝나면 연체채권이 한번에 늘어나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늘려야 하는 등 악영향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어 "마케팅 비용 절감과 자동차 할부 금융 확대 등의 사업 다각화가 꾸준히 이뤄지면 업계 부담이 완화되는 면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소비가 활성화되는 것이 업황 완화의 핵심이다. 실물 경제 악화는 금융경제 위험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진정되고 경제 환경이 안정되느냐가 하반기 성적을 좌지우지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 / 이정화 인턴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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