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2일 전 거래일 대비 9.16포인트(0.42%) 오른 2212.75로 마감했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 세계적으로 증시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주요국 증시 상승률에 비해 코스피 지수의 상승폭은 뒤처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의 취약한 펀더멘털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 글로벌 증시 수익률 최저…왜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연초 이후 7.94%나 상승했다. 작년 저점(19.05)보다는 10.4% 올랐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에서 코스피지수의 상승폭은 더딘 축에 속한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의 양호한 경제 지표 결과와 개별 종목들의 오름세가 미국 증시를 끌어올렸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연초 이후 13.83%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23% 올랐다. 일본 니케이지수와 유럽 유로스톡스50 지수 또한 연초 이후 각각 11.21%, 16.68% 급등했다.

이머징마켓(신흥국시장) 국가 지수들도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상해종합지수와 홍콩H지수는 무역협상 타결과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연초 이후 각각 23.43%, 14.03% 상승했다. 대만 자취안(가권)지수 또한 연초 이후 12.75% 상승해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보다 높았다. 인도 SENSEX 지수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코스피지수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작년 저점 보다는 20% 가까이 올라 코스피 지수의 회복력을 웃돌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월 29일 기준을오 코스피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1.5배였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였다. 이는 해외 증시보다 저평가 정도가 심한 수준이다. 선진국 23개국의 전체 PER은 17.8배였고 PBR은 2.4배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함께 신흥국으로 묶이는 국가들도 PBR이 1배를 하회하지는 않았다. 가장 저평가된 축인 대만도 PER이 13.8배, PBR이 1.8배로 집계돼 코스피시장 보다는 고평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시장이 저평가됐음에도 다른 주요국들보다 상승률을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기업 실적 개선 속도가 꼽혔다. 한 증권투자전문가는 “미 연준 정책 전환과 미·중 무역협상 기대에 대한 주가 반영은 어느 정도 일단락된 이후 모멘텀 공백기 상황에서 글로벌 증시는 각국 펀더멘털 차이에 따라 차별화되고 있다. 주당순이익(EPS) 개선세가 뚜렷한 미국이 상대적으로 강한 건 당연하다”면서 “한국은 2018년 이후 다른 국가들보다 기업 실적 개선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코스피지수도 상대적으로 약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 “한국, 감익에 밸류에이션 부담 VS 실적 곧 반등”

코스피 지수의 방향성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상반된 전망이 나왔다. 한 금융투자전문가는 “코스피지수는 미국·중국 증시와는 다르게 이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어 지수가 약간만 상승해도 밸류에이션 부담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어서 “국내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마무리될 수 있고 미국 기업 투자 확대도 국내 반도체 재고 순환지표 개선에 긍정적이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행보가 빨라지면 국내 산업재 섹터에도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문제가 될 수준이 아니고 실적은 곧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다른 증권투자전문가는 “코스피지수의 반도체 업종 제외 주가수익비율(PER)은 12.6배로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매우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실적 전망 하향으로 PER이 높아진 경우 실적 바닥 확인 후에 주가 상승과 이익 전망 개선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가 조정기의 밸류에이션 상단은 실적 바닥 확인 구간으로 해석할 수 있고 우리나라 수출이 2분기 이후 반등할 것이라는 점에서 코스피 지수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떨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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