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도마에 오른 ‘라임 CI펀드’…신한 불법판매행위 드러날까

윤성균 기자 / 기사승인 : 2020-07-02 16: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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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지난해 2700억원 CI펀드 판매
펀드 자금 절반이 라임 부실 펀드에 투입
“처음부터 돌려막기 위해 기획된 펀드”
▲ 금융정의연대와 신한은행 라임 CI펀드 피해고객연대는 지난달 15일 신한 CI 펀드 관련 2차 고소장 제출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검찰이 지난 1일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신한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1조6000억원 규모의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2월 라임펀드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KB증권, 대신증권 등을 차례로 압수수색한 바 있었지만, 신한은행은 빠져 있었다.

검찰이 뒤늦게 신한은행을 압수수색한 배경과 신한은행이 판매한 CI펀드에 대해 이목이 쏠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전날 오전 10시경부터 오후 9시까지 약 11시간 동안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 대한 구체적 혐의 내용이나 압수 대상물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라임 펀드 판매와 관련이 있다고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라임 CI펀드를 약 2700억원 규모로 판매했다. 이 펀드 자금 중 일부가 라임의 부실 펀드 흘러들어갔고, 다른 펀드와 함께 환매가 중단되면서 논란이 됐다.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환매가 중단된 다른 펀드와는 달리 라임CI펀드는 올해 1월에 들어서야 환매가 중단됐다. 그만큼 사태 파악도 늦었고, 금감원의 검사도 지난달에 와서야 이뤄졌다.

뒤늦게 문제가 된 라임CI펀드
라임CI펀드는 무역 관련 진성 매출채권에 투자되도록 설정돼 있고, 매출채권은 글로벌 보험사의 보험에 가입돼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CI펀드의 투자제안서에는 ‘매출채권 액면금액(즉, 투자 원금+이자)의 100%에 대해 신용 보험을 가입해 원금 회수 안정성 제고’ ‘S&P(신용평가사) 기준 최소 A- 등급 이상의 우량 보험사만 선정’ 등이 투자 하이라이트로 설명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펀드 자금 중 51.5%만이 매출채권에 정상적으로 투자됐고, 27.8%는 국내 사모사채 상품에 투자하는 플루토 FI D-1호(플루토)에, 1.2%는 무역금융에 투자하는 플루토TF(무역금융펀드)에 투자된 사실이 드러났다. 플루토와 무역금융펀드는 환매가 중단된 라임의 부실펀드들이다.

또한 지난해 6월경에는 CI펀드 자금 중 18.4%가 정체불명의 5년 만기의 사모사채에 투자된 정황도 드러났다.

라임 CI펀드 투자자들은 한결같이 펀드 자금이 분산투자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설명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임 CI펀드 투자자 A씨는 “가입금 전액은 신용보험에 가입돼 원금이자가 보호되기에 안전하다는 설명에 가입결정했다”며 “분산투자될 수 있다는 설명은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 피해자인 B씨도 “보험에 가입된 매출채권에만 100% 투자하는 펀드라고 하면서 정기예금과 똑같다고 했다”면서 “이렇게 다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라는 걸 알았으면 절대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투자자들은 애초에 CI펀드가 라임의 부실펀드를 돌려막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플루토와 무역금융펀드는 지난해 10월 환매가 연기됐는데, CI펀드 자금이 두 펀드에 흘러들어간 시기가 지난해 9월경으로, 이는 환매 연기가 발표되기 직전이다.

특히 지난해 8월경부터는 금융감독원이 라임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 때인데, 라임은 플루토와 무역금융펀드의 부실을 숨기기 위해 한 달 뒤 CI펀드 자금을 인출해 투자한 것이 아닌가 추측되고 있다.

라임CI펀드 투자 피해자들은 “2019년 7월 경 라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라임스텔라 펀드에 대한 판매는 중단한 반면, 오히려 CI펀드 판매에는 더욱 열중해 그 이후 판매액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이는 기존의 부실을 감추기 위해 라임자산운용, 신한금융투자, 신한은행이 고객들에게 CI펀드를 판매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CI펀드 투자자들은 지난 3월 24일 라임자산, 신한금투, 신한은행을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지난달 15일에는 펀드 쪼개기, 불건전 영업행위 등의 내용을 추가해 2차 고소했다.

라임CI펀드, 100% 배상될까
라임CI펀드에 대한 수사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지난 1일 전액 배상이 결정된 무역금융펀드처럼 ‘착오에 의한 계약취고’가 인정돼 100% 배상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분쟁조정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손실규모가 확정돼야 한다. 전달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나머지 펀드는 현재 손실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분쟁조정 절차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가교운용사(배드뱅크) 진행 이후 분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가교운용사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것은 8월말이 될 예정으로, 출범 이후 펀드 이관이 완료되고 자산 확인을 통한 손실 규모가 확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른 펀드에서도 무역금융펀드와 같은 불법행위가 발견되면 착오로 인한 계약취소를 적용할 수 있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금융정의연대)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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