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직원에 '사임 의사' 이메일 전해
'여성 CEO' 가뭄 속 조지은 부사장 내정
보험업계 장수 CEO '교체 바람' 이어질까

▲라이나생명 본사 전경(사진=라이나생명)

 

[스페셜경제=이정화 기자]보험 업계 최장수 CEO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이 올해 말 수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는 은퇴 이후에도 라이나생명 이사회 의장을 맡고 당사와의 인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차기 CEO로 조지은 부사장이 내정됐다. 국내 보험 업계 역사에 두번 째 여성 CEO가 한 페이지를 장식할 전망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홍 사장은 최근 전 임직원에게 '2020년 12월 31일자로 퇴임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

2010년 11월부터 라이나생명을 이끌어 온 홍 사장은 현시점 보험업계 최장수 CEO다. 매년 연임에 성공해 총 11년 동안 조직을 견인했다.

홍 사장은 텔레마케팅 부문 채널을 강화해 효율적인 보험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텔레마케팅(TM)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이뤘다는 평을 받는다. 2013년 5월애는 공익재단 '라이나전성기재단'을 세우고 라이나생명 순이익의 3%를 재단에 출연하겠다는 약속을 꾸준히 지킨 것으로 알려진다.


홍 사장의 취임 이후 라이나생명 수익 성과는 꾸준히 파란불을 비췄다. 취임 첫해 기준 당기순이익 970억원에서 지난해 3500억원 수준까지 올라섰다. 업계 내 이익 규모도 국내 3위 안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설명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홍 사장은 중소형사였던 라이나생명을 수익성과 건전성 면에서 상위사 이상으로 키워낸 성과로 임직원의 신망이 두텁다. 사회공헌과 소비자보호쪽에서도 업계 최상의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자사 내외로 인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최장수 CEO라 사임 소식에 아무래도 큰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몇년 전부터 회사 외 개인적인 이유로 은퇴 표시를 해오셨다"며 "향후 차기 CEO 인수인계 등을 진행할 것으로 안다. 퇴직 후에는 라이나생명 이사회 의장 역할을 하면서 라이나생명 전성기재단 등에서 자원 봉사를 이어나갈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사내에서도 이 같은 봉사 활동 등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 (사진제공=라이나생명)

 


'여성 CEO' 가뭄 속 6년만 등장...조지은 라이나생명 부사장


업계 최초 여성 CEO인 손병옥 前푸르덴셜생명 대표 이후 6년 만에 여성 CEO 등장이 현실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홍 사장의 뒤를 이은 차기 CEO로 조지은 라이나생명 부사장이 유력하다. 조지은 부사장은 이미 라이나생명의 다음 CEO로 내정된 상태로 다음달부터 사장 대행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조 부사장 현재 라이나생명의 최고운영책임자(COO)다.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경영 전반에서 뛰어난 업무수행 능력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사장은 조 부사장의 내정 배경에 대해 '회사를 향한 충성심과 성실함' 및 '사내 다양한 요직을 두루 맡으며 쌓아온 경영능력'등을 언급한 바 있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조지은 부사장은 업계 전반적으로 경영 포함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라이나생명에서 오랫동안 경영활동을 지속해온 만큼 업계 안팎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며 "CEO 선임은 한국 법인 당사와 본사 그룹 협의에 따라 적정한 후보를 추려서 뽑는 형식으로 진행돼 왔다. 올해 말 주주총회를 통해 교체가 진행될 전망이다"고 전했다.
 

▲라이나생명 조지은 부사장(왼쪽)이 지난 3월 본사 시그나타워에서 진행된 국세 일천억원탑 전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험업계 장수 CEO '교체 바람' 이어질까

보험업계에는 지난해부터 장수 CEO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홍봉성 사장을 이은 두번 째 장수 CEO인 차남규 한화생명 전 부회장이 역량 있는 후배 세대가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길 바라며 용퇴를 결정한 바 있다.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전 사장도 지난 3월 임기만료로 7년간 몸 담았던 회사를 떠났다.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도 올 초 10년 만에 물러났다.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과제가 주어진 CEO는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과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경이 전부터 예고된 상태다.  과거의 사업 방식 보다는 경영쇄신 등 디지털 시대에 맟춘 전략을 이루기 위해 젊은 수장을 앉히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CEO 교체나 언택트 서비스 출시 등 새로운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 안정화를 위해 연임을 이어가는 수장들도 존재하는 반면, 금융업권 전체적으로 언택트 등 디지털 환경 변화가 지속성을 띠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경영 쇄신 일환의 교체가 계속해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출처=라이나생명)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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