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사·협력사·자회사 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한 직장어린이집 운영을 위해 설립한 재단이 아이들 보육보다 퇴직 임직원 자리 보존을 위한 곳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구을)이 인천공항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13년 3월, 공사·협력사·자회사 공동어린이집을 개원하면서 안정적인 운영을 목적으로 공항꿈나무 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에는 현재까지 총 211억 원이 출연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전임 사장 시절인 지난 2017년 5월 비상임직이었던 이사장을 돌연 상임직으로 개정하고, 공사 부사장 출신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사실상 사장이 임명하는 구조인데다가, 전임 사장과 동갑내기, 동문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공항꿈나무 재단에는 이사장을 비롯해 사무국장과 경리 직원 등 총 3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사장의 연봉은 1억1천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관료 자리 보존을 위한 자리에 불과하다는 게 민경욱 의원의 지적이다.

문제는 퇴직 임직원을 이사장으로 앉힌 뒤 어린이집 보육여건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아이 1인당 급·간식비, 특별활동비는 2016년 142만9천원에서 2017년 142만5천원, 그리고 2018년에는 136만6천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재단 인건비와 업무추진비는 2016년 1억5,300만원에서 2017년 2억 3,700만원, 2018년은 2억 7,700만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아이들의 급·간식비, 특별활동비가 4.6% 감소하는 2년 동안 재단 인건비와 업무추진비는 44.6% 증가한 것이다.

어린이집 관계자 A씨는 “색종이, 스티커나 휴지, 컵같이 기본적인 물건도 못 사게 해 없는 상태로 보육한 적도 있다”며 “작년에는 예산은 있는데 못 쓰게 해서 아이들(이 먹는) 고기 품질을 일부러 낮춘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인천공항 종사자들이 재단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해 지난 7월 17일 사퇴를 했지만, 상임 이사장직은 계속해서 남아있는 상태로 언제든 같은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경욱 의원은 “공사 출연금으로 설립한 재단이 공사 퇴직 임원 배불리기에만 골몰하면서 정작 아이들이 먹고 활동하는 데 쓰는 비용을 줄인다는 것은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일”라며 “퇴직 임원 자리를 만들기 위한 꼼수를 즉각 중단하고 상임 이사장직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rare012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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