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후 발길을 끊었던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얼어붙었던 한국과 중국, 양국 간의 관계에 해빙기가 도래하면서 그동안 고전했던 면세업계에도 비로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베이징·상하이·충칭·산둥성·후베이성·장쑤성 6개 지역의 단체 비자만 허용했고, 온라인을 통한 여행상품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한한령을 시행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성사되면 한한령 해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새해 들어 화장품·면세사업 등 중국 소비주들이 일제히 급증한 것이 반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나은채 연구원은 “중국 단체관광객 증가로 인해 국내 인바운드 면세·화장품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시진핑 방한과 맞물려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국내 면세업계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최근 잇따라 중소·중견 면세업체들이 면세사업에서 철수하는 가운데 주요 면세점 사업자 외에는 중국발 훈풍의 수혜를 받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수록 면세점 사업자 간 양극화가 심해져 중소형 시내 면세점들이 줄줄이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5년만 해도 서울에 배정된 3개의 면세점 허가권을 따내기 위해 빅3 면세점은 물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이랜드, SK네트웍스, HDC신라 등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최대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감하고, 여기에 수수료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빅3 외 기업들이 하나 둘 업계를 떠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산면세점이 면세사업권을 포기했다. 이어 탑시티면세점도 지난해 12월 31일 신촌점 면세사업 특허권 반납 공문을 제출했다.

탑시티 면세점까지 시내면세점 특허를 포기하면서 면세업계에서는 ‘승자의 저주’라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국내 면세업계는 중국인 관광객보다는 따이공(보따리상) 중심으로 재편됐기 때문에 중국인 개별 관광객 증가가 수익 증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한한량 해제에 대한 가능성은 계속해서 나왔지만 사드 이전의 회복세·성장세를 보인적은 없어 아직 조심스럽게 관망하고 있다”며 “이미 보따리상 중심으로 트렌드가 바뀐 업계에서 개별 관광객 증가가 수익 증대에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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