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중국 화웨이가 현재 무역전쟁 중인 미국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크게 줄이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거래를 금지했지만, 오히려 화웨이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1일(현지시간) 화웨이가 반도체 등 미국의 부품 없이 휴대폰 완성품을 만들어 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지난 9월 ‘메이트 30’시리즈를 발표했다. 이는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11’과 경쟁하는 제품이다.

일본의 휴대폰 조사업체인 ‘UBS 포멀하우트 테크노 솔루션’은 지난 9월 화웨이가 출시한 휴대폰을 분석한 결과, 미국 부품이 하나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화웨이는 스마트폰을 만들면서 미 반도체에 크게 의존해왔다.

마트폰과 중계탑을 연결하는데 쓰이는 반도체는 미국의 코르보와 스카이웍스 솔루션스에서 납품받았고, 블루투수, 와이파이 반도체는 브로드컴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썼다. 또 오디오 반도체는 텍사스주의 시러스 로직에서 샀다.

그러나 앞서 지난 5월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 통신장비가 미국인들을 감시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기업들에 화웨이와 일부 스카트폰 부품을 거래하지 못 하도록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대한 미국산 부품 수출을 금지한 이후 중국 기업들은 스마트폰 내 미국산 부품을 다른 부품으로 교체하는데 주력해왔다.

그러는 사이 미국에서는 퀄컴, 인텔 등의 대기업들이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자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항의하기 이르렀다. 이에 미 정부는 지난달 수출 금지를 풀었다.

수출 라이센스를 감독하는 윌버로스 상무부 장관은 지난달 약 300건의 수출 재개를 위한 라이센스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 기업들이 다시 화웨이와 협력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조치가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를 고립시키기보다는 기술 자립의 발판을 마련해 주었으며, 오히려 피해는 미국 업체가 보게 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화웨이는 휴대폰 뿐아니라 차세대 이동통신(5G)에서도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다.

화웨이 사이버보안 관리자인 존 서퍽은 “화웨이는 이제 미국 부품 없이 고속 네트워크에 필요한 인프라의 핵심 부분인 5G 기지국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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