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롯데카드의 본입찰이 내달 19일로 확정된 가운데 인수 후보로 하나금융그룹의 인수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화그룹을 비롯해 MBK파트너스 등 사모투자펀드(PEF) 세 곳도 세력을 다투는 형세지만, 카드업계에 대한 전망과 자금, 고객정보 공유를 둘러싼 이해관계 등을 고려하면 하나금융의 인수 가능성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롯데카드와 손해보험은 내달 19일 본입찰 실시를 확정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을 제외한 나머지는 사실상 중도 하차한 상황, 입찰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일부 사모펀드는 경영진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는 등 의지가 낮다”고 말했다.

롯데 카드에 30% 이상 지분을 남겨두고 카드 고객정보를 유통 등 계열사 사업에 쓸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를 통해 고객의 경쟁 유통사 등 타 기업 사용 내역을 알 수 있었다. 롯데카드 또한 롯데멤버스의 정보를 이용해 백화점 5% 할인과 카드모집 등 계열사의 지원을 받아왔다.

롯데는 카드를 매각한 뒤에도 신규 카드 가입 고객정보는 인수자와 교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통업을 하지 않는 하나금융은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고객정보를 공유할 상대가 된다.

 

 


하나금융은 롯데카드가 일반 고갱정보의 집합체일 뿐 아니라 자산관리(WM) 서비스에 필요하다는 점에서, 또 7개 주요 카드사 중 시장점유율 5위인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점유율 7위인 하나카드가 중위권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인수 대상이 된다. 체크카드에 비해 신용판매결제부분이 약한 하나카드는 롯데카드 인수로 이를 보완할 수도 있다. 또 하나금융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대주주 적격심사 통과 가능성도 높아졌다.

반면 한화그룹은 국내외에서 유통업을 하고 있어 롯데가 고객정보 공유를 꺼릴 수 있다. 게다가 한화는 금년 초 베트남 빈그룹과 함께 대출과 할부금융 사업에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데, 롯데카드 역시 베트남시장에 진출해 사실상 경쟁 관계다. 더구나 한화그룹은 실사 과정에서 롯데의 베트남 카드사 정보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화그룹의 자금 사정도 충분한 것은 아니다. 한화생명은 롯데카드 인수작업을 진행하는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부채를 줄이기 위한 자본확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금융 계열사 지원을 받는 것도 수월하지 않다. 최근 한화그룹은 승계작업을 위한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있는데 비금융 계열사를 지원하면 승계구도가 복잡해지고 금산분리에 어긋나게 된다. 한화생명은 이번해 초 한화자산운용을 통해 한화투자증권의 지배력을 강화해 금융계열사 간 지배구조를 정리한 바 있다.

사모펀드는 또한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중립적인 후보임에도 사업파트너로 보기에는 아쉬움이 업싲 않다. 사모펀드는 우리금융지주 등 잠재적인 재매각 상대가 있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카드업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는 업계의 평가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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