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6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610억원) 대비 7.4% 늘었다.

 

[스페셜경제=이정화 기자]생명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판매에 적극 돌입하면서 3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보험사들은 2023년 도입될 신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에 맞서 부채를 줄이기 위해 저축성 대신 보장성을 늘리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업황에서도 보장성 보험이 상반기 이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6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610억원) 대비 7.4% 늘었다. 보장성 상품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에 힘을 실었다는 설명이다.

한화생명은 전체 신계약내 보장성 비중을 65%로 확대됐다. 전체 신계약가치 수익성도 올해 2차례 걸친 선제적 예정이율 인하로 보장성 신계약 가치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한 데 힘입어 47.8%를 달성했다.

한화생명의 3분기 수입보험료 3조4360억원 가운데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1조769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3% 늘었다.

보장성 APE(연납화보험료)는 2710억원으로 1% 증가했다. 스페셜암보험, 건강보험 등의 판매 호조로 기타 보장성 APE는 1370억원, 111.4% 급증했다. 연납화보험료는 모든 납입 형태의 보험료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지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성 보험이 보험사의 장기 수익성 측면에서 다른 상품보다 뛰어나다"며 "건강, 유병자등 종신상품이 기능이 다양화되고 세분화 되면서 기존상품 외에도 추가로 가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본사 사옥(사진제공=한화생명)



삼성생명도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4% 증가한 3166억원을 기록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신규 건강 상해보험 상품 등 보장성 상품의 판매 확대에 따른 결과라는 게 삼성생명 측 입장이다.

3분기 누적 보장성 신계약APE는 1조46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조4260억원 대비 3% 증가했다. 이 중 종신보험APE는 7530억원으로 8.3% 증가했다.

동양생명도 보장성 중심 판매 전략의 덕을 봤다. 올 3분기 누적(1~9월) 수입보험료 3조9424억원 가운데 보장성은 1조742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9% 오른 수치다. 보장성 APE는 380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보장성 중심의 영업전략을 지속하면서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강화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NH농협생명도 최근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해 3분기 판매 호조를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4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47억원)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영업이익도 967억원에서 1527억원으로 57.9%(560억원) 증가했다.

농협생명의 보장성 보험 판매 비중은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신계약의 절반 가량이었으나, 올 상반기 91.9%까지 늘었다. 보장성 신계약 실적에서도 2018년 118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401억원의 순이익을 이끌어냈다.

생보사들은 앞으로도 보장성 보험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3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라 저축성 보험은 재무제표상 부채로 인식돼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부담을 쌓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보장성 상품은 매출로 인식돼 판매가 유리하다.

 

일각에서는 보장성 상품과 연계된 생보업계의 책임준비금이 300조원을 돌파해 과거 계약에 따른 부담이 누적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국내 24개 생보사의 보장성 보험 관련 책임준비금은 총 300조982억원이다. 지난해(283조924억원)보다 6.0%(17조58억원) 증가했다. 책임준비금은 보험사가 장래 보험 계약자에게 지급하기 위해 적립해 두는 보험금과 환급금, 배당금 등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책임준비금은 보장성뿐아니라 저축성도 마찬가지로 누적이 된다"며 "보장성 상품은 기획 단계에서 소비자 연령 등 통계적으로 고려하고, 당시 경제, 금리 상황에 맞게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다. 저축성에 비해 자산운용에 도움이 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에는 보험 시장에서 보장성 상품 중 치매보험이 인기를 끌었다"며 "올해는 다양한 종신 보험 수요도 높아지고, 암보험 등 제3보험을 찾은 계약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보험사들은 IFRS17 등 신제도에 대응하기 위해 보장성 중심 판매 전략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꾸준히 다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한화생명)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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