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의 모델들이 U+리얼글래스 사용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안경과 비슷한 크기의 U+리얼글래스를 착용하면 최대 100인치의 '개인용 빔프로젝터'가 펼쳐져 콘텐츠를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안경처럼 생긴 AR 글라스를 끼고 잠시 지나자 눈앞에 스마트폰 화면이 둥둥 떠올랐다. 얼떨떨한 마음에 잠시 AR글라스를 벗자 거짓말처럼 눈앞에 있는 화면이 사라졌다. 다시 안경을 쓰고 스마트폰을 리모컨 삼아 유튜브앱을 시행하고 있는데 카카오톡이 울렸다. 유튜브는 그대로 열어둔 채 고개만 살짝 돌려 답장을 보냈다.

 

▲ LG유플러스가 11일 웨어러블 증강현실 디바이스인 공개한 U+리얼글래스 제품사진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초로 5G의 증강현실(AR)글래스인 ‘U+리얼글래스(이하 리얼글래스)’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리얼글래스는 안경처럼 생긴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무게도 88g에 지나지 않는다. 기존에 출시된 AR 글래스가 300g이 넘는 무게였음을 고려하면 무게가 혁신적으로 줄었다. 또한 투명한 렌즈를 적용해 서비스 이용 중에도 앞을 볼 수 있다. 사용자 기준으로 360도 공간에 콘텐츠 화면을 배치하고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도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송대원 LG유플러스 미래디바이스담당(상무)은 “지난 6월부터 전국 24개 매장에서 운영한 AR글래스 체험존이 기대보다 큰 호응을 얻었고, 각 현장에서 받은 수많은 고객들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이번 상용화 모델에 반영시켰다”라며 “이제 15년간 폰-태블릿-워치로 이어진 시장에서 ‘넥스트’ 스마트 기기의 첫 발을 뗐다. 앞으로의 세대는 5인치 스마트폰에서 고개를 들어 100인치 AR 화면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휴대성을 강화한 리얼글래스에 유플러스AR앱 등의 자사 콘텐츠 자산을 활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미디어 경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AR 글래스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한편, 시장 선점효과를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리얼글래스는 간단히 설명하면 안경을 끼듯 기기를 착용하면 눈 앞 가상공간에 스마트폰 화면을 띄워주는 서비스다. 사용자 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빔 프로젝터’와 같다. 기기가 표시하는 콘텐츠 화면이 실제 사용자가 있는 공간과 혼합돼 나타나기 때문에 증강현실 서비스에 포함된다.

리얼글래스는 스마트폰 화면 등의 ‘물리적인’ 디스플레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눈앞에 스마트폰 화면을 띄우는 셈이기 때문에 최대 100인치까지 화면이 확장 가능하다. 이에 따라 스포츠 경기, 영화, 콘서트 등의 문화생활을 즐길 때 마치 그 속에 있는 것과 같은 압도적인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 U+리얼글래스 조작화면. 사진에 보이는 흰 부분은 노트북의 '터치패드'와 같다. 이 부분을 터치해 U+리얼글래스를 통해 보이는 가상 스마트폰 화면을 조작할 수 있다. 또한 이동 시 흔들림이 없도록 하는 '화면 고정모드'를 포함한 3가지 각기 다른 모드가 있어 사용 환경에 따라 바꿔가며 쓸 수 있다. (사진=최문정 기자)

 


리얼글래스는 따로 프로그램을 구매할 필요 없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다. USB선을 사용해 리얼글래스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스마트폰은 가상의 레이저 포인터를 쏜다. 이를 마우스처럼 사용해 원하는 콘텐츠를 재생하거나 확대할 수 있다. 또한 최대 3개까지 앱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어 화상회의, 원격교육 등의 일상생활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U+프로야구 앱으로 실시간 스포츠 중계를 보며, 동시에 옆 화면에선 포털 검색창을 열어 궁금한 선수 이름 검색이 가능하다. 유튜브를 시청하며 친구와 SNS로 대화하거나, 영상회의를 하면서 메모 앱에 기록을 할 수도 있다.

리얼글래스 서비스는 5G 기반 스마트폰에 최적화됐다. 송 상무는 “LTE(롱텀에볼루션, 4세대이동통신)에서도 사용은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AR 콘텐츠는 5G 기반 서비스다. 작동이 된다, 정도지 (속도 등의 문제로) 원활히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리얼글래스를 사용 가능한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0’과 LG전자의 ‘LG벨벳’이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의 V50, V50S 등의 하반기에 출시하는 5G 스마트폰으로 지원기기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리얼글래스가 콘텐츠를 이용하는 패러다임 전체를 바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AR글래스가 크게 진일보 한 점은 VR기기와 달리 전방을 볼 수 있고, 스마트폰과 달리 양손에 자유를 준다는 점이다. 특히 안경 형태의 착용 방식은 편의성도 상당히 높아, 기존 헤드셋 형태의 AR 기기보다 호평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리얼글래스는 LG유플러스와 세계적인 AR콘텐츠‧기기 제작 스타트업 기업인 ‘엔리얼(Nreal)’과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엔리얼 관계자는 “LG유플러스와 약 2년 간 협업을 진행해왔다”며 “앞으로도 많은 협력을 통해 콘텐츠, AR 글래스 어플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와 엔리얼은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앱을 리얼글래스에서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연내에는 U+AR, U+VR을 U+리얼글래스에 맞춘 전용 앱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며, U+프로야구, U+아이돌Live 앱에서도 AR글래스 전용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비대면 교육‧업무의 확대에 발맞춘 원격회의 시스템 ‘스페이셜(Spatial)’도 하반기에 출시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미국의 AR‧VR 협업 플랫폼 개발 기업인 스페이셜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페이셜은 기존에 화면상에서 단절돼 진행되던 화상회의를 가상의 회의실 공간에서 개인의 아바타를 활용해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최대 10명까지 접속이 가능하다. 멀티테스킹을 지원해 회의를 하면서 PPT나 동영상을 함께 볼 수도 있다. 영화 킹스맨에 나오는 3D 영상회의가 현실화 되는 셈이다.

여기에 엔리얼은 화면 조작을 스마트폰이 아닌 손으로 할 수 있는 ‘핸드 제스처’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마치 마블의 ‘어벤져스’에 나오는 가상 스크린 터치 장면이 현실에서도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와 개발자 키트도 배포 완료된 상태며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송 상무는 “현실적인 가격대와 88g이라는 경량화된 무게로 AR글래스 시장에 대한 허들을 대폭 낮추고자 했다”라며 “그간의 5G 서비스가 엔터테인먼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리얼글래스는 우리의 실제 생활을 바꿔줄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이를 통해 AR 생태계를 확장하고, 나아가 디지털 뉴딜 정책에도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치 슈 엔리얼 CEO 겸 설립자는 “이번 서비스 출시는 모바일 인터넷 산업의 토대를 흔드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Nreal은 한국에 출시되는 세계 최초의 소비자용 AR글래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고객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5G 스마트폰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리얼글래스의 출고가는 69만9000원이다. 색상은 ‘다크 그레이’ 1종으로 제공된다. LG유플러스는 ‘5G 프리미어 플러스’ 이상 요금제 가입 시 ‘스마트기기 팩’을 선택하면 U+리얼글래스를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 가능한 프로모션도 제공한다.

리얼글래스 구매 고객은 다양한 사용환경을 고려한 액세서리도 제공한다. ▲시력 조정이 필요한 고객을 위해 도수가 있는 렌즈를 부착할 수 있는 프레임 ▲전방 시야를 차단해 VR 헤드셋과 동일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렌즈 커버(영화 감상 등에 유용) ▲얼굴 형태에 맞는 다양한 코 받침 등을 함께 쓸 수 있다.

리얼글래스의 정식 출시일은 오는 21일이며, 갤럭시노트20 사전예약과 동시에 신청도 가능하다. 체험 가능한 매장 확인을 비롯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LG유플러스 공식 온라인몰 ‘유플러스샵’ 또는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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