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침수 우려, 각 보험사 예방안 마련
SNS로 실시간 대응 및 비상본부 운영 등
“여름철 손해율 악화, 불 보듯 뻔하다“
“태풍, 10월까지 국내에 영향 끼칠 것”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사에 접수된 침수 차량은 1만232대다. 보험업계가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팔 걷고 나섰다.

 

[스페셜경제 = 이정화 인턴 기자]"집이라면 괜찮겠지만 낯선 휴가지에서 큰 비가 오면 차가 침수될까 걱정 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차를 두고 갈 수도 없고, 마땅한 방법이 없어 걱정이다."


8월 초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는 A씨의 말이다. 장마철을 맞아 국민들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코로나19와 궂은 날씨에 여행객들의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8월 다가올 태풍을 시작으로 9월까지 도로 위 긴장감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업계가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팔 걷고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사에 접수된 침수 차량은 1만232대다. 피해 절반 이상이 국지성호우 및 장마와 태풍이 일어나는 7~10월에 발생했다. 피해액은 34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말 기준 손해보험사 9곳의 평균 손해율은 97.4%다. 본래 적정 자동차보험료 손해율은 77~78%로 알려진다. 손보사가 매년 여름철 차량침수 예방에 관심이 큰 이유다.

삼성화재는 지난 12일부터 여름철 침수피해 증가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로 전환했다. 상시적으로 운영해온 고객 지원 서비스로, 집중호우 등 긴급 상황 발생시 고객에게 이동안내, 사전견인, 관공서 제보 등을 제공한다.

삼성화재의 긴급출동서비스인 '애니카서비스'도 비상 상황 대비책이다.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의 애니카서비스 특약, 중형화물승합 특약 또는 전기차 특약에 가입한 고객들은 차량 침수 피해시 10km 이내 가까운 정비소까지 견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차량 고장이 접수되면 담당자를 지정해 긴급 출동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DB손해보험은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올 여름 태풍 등 자연재해 발생시 고객에게 일괄적으로 비상 알림을 발송해 침수 피해 방지에 나설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지역별 호우 예보를 확인한 뒤 해당 지역 고객들에게 피해예방 지원 알림톡을 발송해 차량 침수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매년 날씨 변화에 대비해 차량운행에 주의가 필요한 경우 고객들에게 주의 알림 메시지를 전송하고 있다.


 

▲행안부·지자체·손보협회, 손보사 11곳이 네이버 밴드(BAND)를 활용해 비상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보사 11곳은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손해보험협회와 침수 사고 예방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민관이 합동해 운영하는 '둔치주차장 차량 대피 알림 비상연락체계' 서비스다. 작년 4월부터 운영한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 2천여대의 침수 피해를 막고, 약 200억원의 예방 효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시스템은 둔치주차장에 주차한 차량이 침수가 우려될 경우 지자체 담당자가 차량번호 등을 네이버 밴드(BAND)에 게시하면, 각 손보사가 즉시 가입 여부를 조회해 실시간으로 차주에게 긴급대피를 안내하고 견인 조치를 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협회 측은 “침수 우려 차량 발견 시 자동차 주인에게 먼저 연락을 취하고, 부재중 시 지자체와 손보사가 함께 활용하는 네이버 밴드 채널을 통해 상황을 알린다. 피해 우려 고객이 가입한 보험사를 확인한 후, 해당 보험사에서 고객의 동의여부를 확인하고 견인 서비스를 진행하거나 고객에게 연락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안부에서 정한 등급에 따라 위험도를 판단해 지자체와 신경을 더욱 기울일 예정이다. 밴드는 실시간으로 활성화 돼있어 상시 대비 가능하다"고 전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 침수 사고에 더해 여름철 시설물 침수 사고에도 대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관장하고 5개 민영보험사(DB손해보험·현대해상화재보험·삼성화재보험·KB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가 운영하는 ‘풍수해보험’이다. 이는 태풍과 호우 등 자연재난에 대비하는 정책보험으로, 최대 92%의 보험료를 국가와 지자체에서 지원해 저렴한 비용으로 가입할 수 있다. 또 풍수해와 지진재해 발생 규모에 따라 실질적인 보상을 받게 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자연재해 발생은 예상할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에 예방과 대응이 중요하다. 차량 앞에 긴급 연락처를 기재하고, 비가 많이 올 때 강이나 하천, 지하에 주차하지 않는 등 차량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침수 피해를 줄이는 첫 번째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이 지난달 24일 올해 7월, 8월, 9월 예상 강수량 전망을 공개했다.


한편 기상청은 오는 8월~9월에 발달한 저기압과 대기불안정에 의해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8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고(220.1~322.5mm) 9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으며(74.0~220.7mm), 집중호우 경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9월까지는 2~4개의 태풍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았다. 다만 10월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올해 전체 태풍 개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측은 "올해 6월 말까지 기록된 누적 손해율은 적정 수치보다 높은 80에서 90사이다. 해당 수치는 휴가철을 시작으로 가을까지 더 올라갈 가능성밖에 없다. 계절적 요인상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지난해 손해율과 비교해 증가할 지는 계속 지켜봐야할 문제"라고 밝혔다.

 

(사진출처=손해보험협회, 기상청,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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