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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뉴시스]

[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지난 2017년 3월 불법대출 사기단 이야기를 그린 양경모 감독의 영화 ‘원라인’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영화에서 사기단은 정상적인 경로로 대출이 불가한 사람들의 의뢰를 받고 서류와 신분을 위조해 ‘작업 대출’을 받게 하고 수수료를 챙긴다. 영화에선 이 같은 범죄가 코믹하게 묘사됐으나 현실에서 이런 일은 심각한 범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실제로 발생했다. 대규모 불법 작업 대출 사기단이 경찰 단속에 걸린 것이다.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5일 영화 ‘원라인’의 내용처럼 불법 대출을 알선한 조직폭력배 2개 파 조직원 14명을 검거하고 그 가운데 7명을 사기 및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찰은 사건에 가담한 조직원 7명과 불법 대출 신청자 43명 등 50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조직원들은 지난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신용 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려운 대출 희망자 43명으로부터 61차례에 걸쳐 서류와 신분 등을 조작해 약 10억원을 대출받도록 알선 후 수수료 명목으로 2억5000만원을 부당 취득한 혐의다.

이들은 주로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 등의 재직증명서와 금융거래내역서 등 서류를 위조한 후 대출 중개업체를 통해 시중 은행에 대출을 신청하고, 생활안정자금을 받도록 알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들은 작업 대출 사기단이 제때 대출 금액 중 일부를 상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감금과 폭행을 했으며 대출 사기 조직원이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돈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게 불법 대출을 의뢰한 이들은 대부분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으로, 휴대전화 요금 미납이나 신용카드 대금 미납 등으로 신용 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경우였다고 경찰 측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 밝혀진 추가 혐의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드러나지 않은 범죄 수익에 대해서도 계속 추적해 동결할 계획”이라며 “이번 수사로 금융 범죄를 저지르거나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조폭 범죄의 경향을 재확인하고, 진화하는 범죄에 능동적이면서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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