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최근 몇 년 동안 ‘4캔의 만원’ 저가 전략을 내세운 수입맥주 공세에 기를 못 펴던 국산 맥주가 반격에 나섰다.

내리막길을 걷던 국내 대형 주류업체들은 속속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승부수를 띄웠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맥주 수입액은 7279만달러(한화 약 856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1%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수입액도 둔화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맥주 수입액이 3억968만달러(약)를 기록해 전년 2억6309만달러(약)보다 약 17%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외국맥주 수입 둔화 현상을 국산 맥주의 선전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주류 업체가 속속 신제품을 출시하고 수입맥주로부터 주도권을 가져오면서 맥주시장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의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새롭게 선보인 ‘테라’를 필두로 국내 맥주 시장 1위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현재 맥주시장은 오비맥주가 52%, 하이트진로가 25%, 롯데주류가 7%, 수입맥주 등이 16%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5년 연속 맥주시장에서 적자를 기록하던 하이트진로는 고심 끝에 ‘청정 라거’라는 컨셉트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 결과 테라는 출시 39일 만에 330mL 기준으로 100만상자, 3200만병이 팔리면서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고 있다. 출시 100일을 맞이한 시점에서는 테라의 판매량이 1억병을 돌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1년 판매 목표인 1600만 상자 판매도 무리 없이 달성할 것이란 관측이다.

테라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하이트진로의 연간 매출은 4년 만에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20%대까지 떨어졌던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점유율은 오는 2021년 44%까지 회복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트진로는 이달 중순부터 테라 생맥주를 내놓으며 초기 돌풍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무기로 오비맥주를 맹추격하면서 오비맥주도 시장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가격 인상과 신제품 출시로 맞불을 놨다.

최근 오비맥주는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2016년 11월 이후 약 2년5개월 만의 출고가 인상이다.

오비맥주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번 인상이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테라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주류 도매상이 시장 1위 제품이 가격을 인상하기 전 물건을 사재기하는 경향이 있어 테라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의 맹추격에 맞서 저가 발포주 ‘필굿’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 2017년 하이트진로가 필라이트를 출시해 발포주 시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만큼의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오비맥주가 판매량 등 관련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시장에서는 필라이트가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라의 성공으로 카스가 장기집권하고 있는 맥주 시장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며 “주세법 개정, 테라 등 하이트진로 맥주 가격 인상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가 기다리고 있어 당분간 맥주시장은 변화의 바람이 거셀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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