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중국이 자국 기업의 정보기술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구매 시 국가안보라는 명목으로 거래금지 조치가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새롭게 마련했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이 ‘전면적 경제전쟁’으로 번지는 가운데 미국 기업을 향한 중국의 보복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에서의 미국 드라마 상영이 철회되는 등 ‘한미령’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국의 인터넷 감독 기구 국가인터넷판공실은 지난 24일 홈페이지에 ‘사이버안전 심사방법’이라는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 규정은 기존 ‘국가안전법’, ‘사이버 안전법’ 등에 근거한다고 밝히며 오는 6월 24일까지 한 달 동안 공개 의견 수렴 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국가인터넷판공실은 핵심정보 인프라 운영자가 국가안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네트워크 제품‧서비스 등을 구매할 때 사이버안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인터넷판공실은 또 ‘정치·외교·무역 등 비기술적 요인으로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10조 3항), ‘외국 정부 자금 지원이나 통제를 받는 경우’(10조 6항), 국방군수 사업(10조 4항) 등이 중점평가 기준이라고 밝혔다. 화웨이 등 중국 첨단기업에 대한 미국의 블랙리스트 공세에 중국도 미 첨단기술 제품의 중국 수출을 차단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미국의 총공세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라는 관측이다.

한편, 중국 내에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미국 드라마 방영이 연달아 취소되고 있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최종회가 지난 20일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쓰촨 라디오·TV 방송국도 미국 드라마 ‘바다를 건너 너를 보기 위해 왔다’의 첫 방송을 밝혔지만 취소했다. 미국 배우나 연예인들도 중국 방송국‧프로덕션 등으로부터 잇따라 방송 출연 취소 통보를 받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당시 한한령과 비교해 중국 내 미국인에 대한 압박이 거세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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