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아시아나항공 매각에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이 강력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면서 ‘2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다음달 7일 본입찰을 진행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후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해 연내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본입찰을 2주가량 앞둔 시점에서 두 컨소시엄은 서로 뚜렷한 장단점을 갖고 있어 선뜻 승자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애경그룹 컨소시엄은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도, HDC현대산업개발은 자금력이 각각의 장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후보인 강성부펀드 KCGI가 최종 입찰을 두고 막판 고심 중이고, 아직 참여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SK·한화 등 대기업이 뛰어드는 막판 변수도 남아있다.

항공사 운영 노하우…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

아시아나항공 매각 초기부터 인수 의지를 피력했던 애경그룹은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을 잡으면서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그동안 애경그룹은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을 통한 항공 운송산업 경험이 최대 무기로 꼽혔다.

그러나 자본조달능력은 한계로 지적됐다. 실제로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 현금성 자산규모는 3000억~4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그렇지만 이번에 1조원 이상의 자본력을 갖춘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이루면서 자금난 우려를 해소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들이 전체 입찰가격 중 신주 인수금액을 8000어구언 이상 써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에도 부합한다.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협력으로 숨통이 트이게 된 애경그룹은 제주항공 경영으로 축적한 노하우 및 노선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전세계 항공사 인수합병(M&A) 사례 중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는 회사가 항공사를 인수한 전례가 없다”며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의 M&A는 세계적이 트렌드와도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M&A 이후 각 항공사가 갖고 있는 현재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재편하고, 나아가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압도적 ‘실탄’ 우위…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또 다른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항공산업 경험은 없지만 풍부한 자금력을 강점으로 삼고 있다. 일단 외형적인 규모로는 경쟁자인 애경 컨소시엄을 크게 압도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5월 발표한 공시 대상 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HDC그룹은 자산 10조6070억원, 자기자본 4조7440억원, 매출 5조4570억원, 당기순이익 1조1920억원을 기록했다.

애경그룹이 자산 5조1600억원, 자기자본 2조7220억원, 매출 4조5270억원, 당기순이익 3170억원을 기록한 것을 크게 앞지른다.

여기에 더해 HDC그룹은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이뤄 지원사격도 든든하다.

그러나 항공업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게다가 HDC현대산업개발이 하도급법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는 등 변수가 남아 인수전 흥행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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