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송년특집-2019 정치권 상반기 결산] 트럼프-김정은 ‘브로맨스’에 평화 온줄 ‘착각’

김수영, 신교근 기자 / 기사승인 : 2019-12-22 1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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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무대에 미-북 정상회담…‘그 끝은 평화가 아닌 대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확대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확대 회담에 미국 측에서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배석했고 북측에서는 리용호 외무상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함께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신교근 기자] 2019년 기해(己亥)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사람들은 매년 연말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되돌아보며 웃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하면서 새해를 준비한다. 아마도 묵은해를 잘 보내야 다가오는 새해도 잘 맞이할 것이란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기해년의 정치권을 돌아보면 단연코 웃을 일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정쟁과 대립이 반복되며 ‘최악의 국회’란 타이틀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안보라인에 적신호가 들어오며 외교마저 갈등을 빚는 가운데 경제지표 또한 계속 하향조정되며 여론 악화에 불을 지폈다.

올해도 역시 다사다난 했다. 정치권의 다사다난이 놀랄 일은 아니라지만 올해는 유난히 정신없이 흘러간 기억만이 남는다. 

평화기류로 흐르던 한반도 정세가 갑작스레 미사일 연속발사로 이어지는가 하면, 무역분쟁으로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한 차례의 인사청문회 여파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며 국정감사도 그에 초점에 맞춰졌다. 수개월 동안 아무런 논의도 없다가 협상기한이 끝날 무렵에서야 열심인 국회의 모습은 새삼 놀랍지도 않은 지경이다.

이번 주 스페셜경제는 송년특집으로 2019 기해년 한 해 동안 있었던 굵직한 사건들을 되짚어 봤다.

연초 대미 장식한 영부인 절친 손혜원, 언론인 손석희

 


손남손녀(孫男孫女)

기해년 1월, 국민적 관심은 손혜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쏠렸다. 영부인의 절친이기도 한 손 의원은 이달 초 공익제보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한 비하 글로 이미 논란의 중심이 된 상태였는데, 이후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터지면서 민주당을 탈당하는 등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현재 재판에 넘겨진 손 의원은 국회의원 지위를 이용해 부동산을 매입 여부를 놓고 검찰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편 존경받는 언론인 1위에 올랐던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도 연초 대미를 장식했다. 손 사장의 2017년 과천 접촉사고 ‘동승자 의혹’ 등을 취재하고 있던 김웅 프리랜서 기자가 지난 1월 10일 손 사장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김 기자와 온갖 송사전을 벌인 손 사장은 지난 9월까지 비공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수진영 일각에선 ‘손남손녀’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한국당 전당대회…정치신인 황교안, 대표 선출

지난 2월 27일에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2018년 6·13 지방선거 참패로 홍준표 전 대표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돼 온 한국당이 새로운 도약을 꿈꾸기 위한 자리였다. 후보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이 출마해 경쟁을 벌였으나 당선은 예상대로 ‘차기 대선주자 1위’였던 황교안 대표가 됐다.

제21대 총선을 진두지휘할 임기 2년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된 황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문재인 정부 폭정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삭발과 단식투쟁 등을 벌이며 나름의 투쟁력을 보였다는 평가다. 그는 현재 검찰개혁안과 선거법 개정안이 담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저지를 위해 장내외 투쟁을 벌이고 있다. 

 

▲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당선된 황교안 대표가 첫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나경원 원내대표 및 지도부와 입장하고 있다. 2019.02.28. (사진=뉴시스)
트럼프 밀당외교에 ‘로켓맨’ 된 김정은…미사일 발사로

트럼프-김정은의 ‘밀당외교’

올해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2차 북미회담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며 한반도 평화무드는 다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나 역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화답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 정상의 만남은 머지않아 이루어졌다. 지난 2월 27~28일 양일 간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회담으로 이어진 것.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대화의지를 보이며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하고, 남북 판문점 선언(4월)과 싱가포르 회담(6월·1차 북미정상회담), 평양공동선언 및 군사합의(9월) 선언의 연장선상에서 이어진 것으로 북한이 이제까지와 다른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양 정상의 두 번째 만남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양 측은 비핵화와 상응조치 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를 최우선적 조치로 요구했지만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플러스 알파(+α)’에 해당하는 가시적·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만 상응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당시 협상이 결렬된 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비핵화 의지가 있었지만 완전히 제재를 완화할 준비는 안 돼 있었다”며 “(북한은) 제재완화를 원했지만 우리가 원한 것(완전한 비핵화)을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2019년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은 연말까지 합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를 내보내기도 했는데, 하노이 협상이 불발된 직후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시키려는 ‘불온한 움직임’을 보이며 조금씩 ‘새로운 길’을 걸을 기미를 보이기도 했다. 머지않아 이같은 경고는 신형 방사포와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의 발사로 이어진다.

범여권 패스트트랙에 투쟁력 뽐낸 한국당


투쟁의 4월…패스트트랙 정국

4월 29일 국회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동물국회를 재현해냈다(패스트트랙 지정은 30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한국당 의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것이다.

당시 검찰개혁안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위원장 이상민), 선거법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위원장 심상정) 소관으로, 한국당 의원들은 사개특위 위원이던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사개특위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의원실에 감금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패스트트랙은 2012년 국회 선진화법으로 신설된 제도로, 안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180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90일 간의 논의 및 체계·자구심사를 거쳐 60일 동안의 본회의 부의기간 이후 자동으로 본회의에 상정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이 기간은 모두 최장 기간이다).


▲ 29일 오후 선거제도 개혁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복도에 누워 시위하고 있다. 2019.04.29. (사진=뉴시스)

당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백혜련 안)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법(권은희 안) △검찰청법 개정안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5개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12월 현재까지도 이와 관련해 치열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대안신당(가칭)은 내부 이견을 조정하지 못하며 분열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한편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빚어진 폭력 사태에 100명이 넘는 현직 국회의원들이 경찰에 고발당하는 일도 일어났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9월 패스트트랙 폭력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고 국회방송과 국회 사무처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이어오며 연내 마무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7월 임명된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정감사 당시 패스트트랙 사건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여당 의원들의 지적에 “결과로 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北 연이은 미사일 발사…“삶은 소대가리”


평화무드 깬 北 미사일 연속발사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강조했으나 북한은 문 대통령과의 의도와는 달리 지난 2017년 11월 29일 이후 1년 5개월 만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은 5월 4일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 등의 발사를 시작으로 ▲5월 9일(단거리 미사일) ▲7월 25일(KN-23·신형전술유도탄) ▲7월 31일(KN-23·신형방사포) ▲8월 2일(KN-23·신형방사포) ▲8월 6일(KN-23·신형전술유도탄) ▲8월 10일(KN-23·신형) ▲8월 16일(단거리 미사일·신형) ▲8월 24일(단거리 미사일·초대형 방사포) ▲9월 10일(단거리 미사일·초대형 방사포) ▲10월 2일(북극성-3형·SLBM) ▲10월 31일(초대형 방사포) ▲11월 28일(초대형 방사포) 등 약 7개월 동안 13차례에 걸쳐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이 중 5월에 발사한 두 차례의 미사일은 미국에 보내는 추가 협상 촉구라 보는 분석이 나왔다. 하노이 협상이 불발로 끝나며 대북제재 해제가 멀어진 상황에서 미국에 협상테이블을 마련하라는 시위성격이 강하다는 의미다.

반면 7월과 8월에 미사일 발사가 집중된 것은 8월 이뤄진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항의차원이란 분석이다. 평화무드로 흐르던 한반도 기류가 급격히 냉랭해지며 북한이 남측에 막말을 내뱉은 것도 이 시점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평화경제’를 강조한 다음날 미사일을 발사한 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자(문 대통령) 말대로라면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북남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조선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 할 노릇”이라며 가능성을 차단했다.

10월과 11월의 미사일 발사는 당초 김정은 위원장이 경고한 연말까지의 기한이 다가온다는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10월 2일의 미사일은 탐지가 어려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으로 알려졌으며, 10월 31일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는 3분 간격, 11월 발사에서는 연발시험사격으로 점차 수위가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사진은 트럼트 대통령이 북측으로 넘어가고 있다. 2019.07.01. (사진=뉴시스)


브로맨스? 트럼프-김정은, 손잡고 판문점 건너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 후 한국을 방문하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깜짝회동’을 제안했다. 30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미 정상회동은 이렇게 돌발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제안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애용하는 트위터를 통해 전달됐다.

짧은 인사가 될 것이라던 두 정상의 만남은 한 시간이 넘도록 이어졌다. 특히 이번 만남의 경우 의전과 보안 등 외교적 관례마저 허물고 즉흥적 만남을 이루며 ‘하노이 노딜’ 이후 답보 상태에 머물던 북미협상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됐다.

당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잡아끌며 군사분계선을 넘어 역사상 최초로 북한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주도로 2~3주 내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북미 대화는 진전되지 않았다.

이날 판문점 회동은 ‘깜짝 회담’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제안한 것이라는 내용이 뒤늦게 보도되기도 했다.

한편 G20 오사카 정상회의 종료 이틀 뒤인 7월 1일 일본은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기습적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2부 하반기 편에서 계속...)

 

스페셜경제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스페셜경제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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