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등록과 투석기관 질 관리를 위한 제도 마련 등 논의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자유한국당 신상진(성남 중원) 의원은 18일 국회도서관에서 ‘만성콩팥병관리법안 공청회’를 주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7일 신 의원이 대표발의한 ‘만성콩팥병관리법안’ 제정을 위해 의료계, 학계, 정부 등 복지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한 것으로 한국신장장애인협회 경기협회 성남지부 회원 등 많은 환우들과 가족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신 의원은 공청회 개회사를 통해 “만성콩팥병으로 인해 고통 받는 환우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 들으며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예방·관리 체계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어 제정법안을 발의했다”며 “학계와 정부는 물론 환우 분들도 참석해주신 만큼 현장의 목소리가 법안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주요 쟁점별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공청회를 주관한 대한신장학회 김연수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투석은 만성콩팥병 환자들에게 앞으로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국가가 만성콩팥병을 체계적으로 예방·관리할 수 있는 법적 제도로 만성콩팥병관리법 도입은 꼭 필요하다”라며 “만성콩팥병 환자들에 대해 국가적인 책임과 관리는 환자들의 악화를 예방하여 투석 시작시기를 늦추고, 투석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으며, 투석기관의 질 관리를 통해 불필요한 보건재정 낭비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피력했다.

이날 공청회는 대한신장학회 김연수 이사장(서울대학교 병원장)이 좌장을 맡고, 한림의대 신장내과 이영기 교수(대한신장학회 투석이사)와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의료법윤리학과 백상숙 연구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담당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담당한 이영기 교수는 ‘만성콩팥병관리법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의 관리 실태와 환자에 대한 국가적 배려와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 그리고 ‘만성콩팥병관리법’에 따른 기대효과 및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현재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투석이나 이식 치료를 필요로 하는 말기신부전 환자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의료비도 연 2조 원에 달하고 있어 단일 상병 기준으로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높은 질환이다.

또 말기신부전 환자들의 사망률은 일반인에 비하여 10배 이상 높기 때문에, 환자들을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의료진과 적절한 시설 장비를 갖춘 의료기관에서의 치료 필요성이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현재 인공신장실 설치와 관련하여 개설허가나 시설, 인력, 안전관리 법규는 없기 때문에 각 인공신장실의 자체 관리에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 기관에서는 환자 유인 등 편법적 부실운영으로 환자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안전한 환자 치료를 위해 국가적 배려와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한 환자 등록제 시행,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의료비 지원사업과 함께 투석기관의 질 관리도 이루어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백상숙 교수는 ‘해외 만성콩팥병 환자 관리 사례’를 주제로 해외 국가별 만성콩팥병 관리 사례, 환자 등록제, 인공신장실 질 관리, 만성콩팥병 정책 동향에 대하여 발표했다.

그는 “말기신부전 환자 발생률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2016년엔 만성콩팥병이 전체 사망 원인 11위이지만, 2040년에는 5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환자 등록제는 질병 과정에 대한 이해, 의료의 질 관리, 환자 안전, 질병 부담 완화, 정책 개발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미국, 영국 등은 말기신부전 환자 등록을 법제화하고 있으며, 일본, 호주 등은 자발적 참여이지만 정부가 운영비를 지원하여 95% 이상의 환자 등록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외 각국은 인공신장실 시설과 인력기준, 감염관리, 수질관리 등 환자안전과 진료, 인공신장실 운영에 대한 질 관리를 하고 있으며, 이는 환자들의 조기 사망 예방, 삶의 질 향상, 환자 선택권 보장, 환자 안전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종합토론에서는 대한신장학회 보험법제이사 김성남 원장(김성남내과의원)이 좌장을 맡아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가졌다.

만성콩팥병은 3개월 이상 신장이 손상되어 있는 상태이거나 콩팥기능 감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정의되며, 심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키고 콩팥기능상실과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특히 인구의 고령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함께 만성콩팥병의 발생이 늘어나고 있으며 많은 국가에서 높은 유병률과 발생률, 뇌졸중, 심질환, 당뇨·감염 등의 합병증 및 의료비 증가를 야기하고 있어, 만성콩팥병의 발생 증가는 보건학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말기신부전은 만성콩팥병의 진행으로 콩팥의 기능이 거의 소실되어 혈액투석, 복막투석 및 콩팥이식을 포함하는 신대체요법을 받지 못하면 건강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단기간에 사망에 이르는 질병 상태를 말하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

2018년 투석을 받은 환자 수는 약 8만4천 명, 이식을 받은 환자 수는 약 2만 명으로 모두 10만 명이 넘는 환자가 말기신부전으로 치료받고 있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