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하반기 경영전략 언택트로 개최
거창한 사업보단 내실다지기와 신뢰회복
“사모펀드 관련 하반기 크게 개편될 것”

▲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은행은 지난 17일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를 개최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 열린 KB금융그룹의 하반기 그룹 경영진 e-워크숍으로 경영전략 회의를 대신했다. 하나은행도 이달 중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시중은행이 잇따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장기화와 사모펀드 부실사태 등에 따른 위기관리 점검에 나섰다. 시중은행은 하반기에 거창한 계획과 혁신과제를 내세우기 보다는 고객신뢰 회복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은행은 지난 17일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를 개최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 열린 KB금융그룹의 하반기 그룹 경영진 e-워크숍으로 경영전략 회의를 대신했다. 하나은행도 이달 중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통상 하반기 전략회의는 상반기 사업 현황을 살펴보고 하반기 전략을 논의해 발표하는 자리다. 은행권은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의 주요 키워드로 ‘언택트’, ‘디지털 전환’을 꼽는 모양새이지만, 사모펀드 부실사태 등에 따른 위기관리와 신뢰회복도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 혁신을 통해 고객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영업점의 전문 컨설팅 역량을 강화해 고객 신뢰를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

진옥동 은행장은 “‘같이성장’은 고객 가치 향상을 통해 고객과 같이 성장하는 것을 의미하고 진정한 성과는 과정의 정당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이성장 평가제도’는 진 행장이 올초 새롭게 도입한 성과 평가체계로, 고객 관점에서 영업점 평가 체계를 재설계한 것이다.

진 행장은 “과정의 정당성은 정의와 신의성실로 구성돼 있으며, 직원들이 정당한 영업과 전략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과거와 같이 실적의 순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성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중요시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하반기 종합업적평가대회 시상식을 열고 고객중심 실천 영업점에 대해 시상하는 등 고객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17일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하반기 4대 중점 추진전략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채널 트랜스포메이션 ▲뉴노멀 경영 ▲리스크관리 등을 제시했다.

권 행장은 “현재의 위기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상반기 동안 조직 전반을 정비하는 시간을 가진 만큼, 이제는 정비를 마치고 임직원 모두 한마음으로 다시 달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탄탄한 고객 신뢰와 안정적인 조직 체계를 발판으로 하반기에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행장은 내달 말까지 전국 지점을 돌며 현장 소통을 확대하고, 하반기 전략을 공유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0일 KB금융그룹이 개최한 하반기 그룹 경영진 e-워크숍을 통해 하반기 경영전략을 밝혔다.

국민은행은 중장기 경영전략으로 ‘핵심 경쟁력·언택트·Beyond Core·지속가능경영·New way of Working’ 등을 중요 키워드로 꼽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무엇보다도 정도 영업과 금융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실천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비대면 중심의 고객 접점 확장,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한 우량자산 증대, 비이자 사업 기반 확대와 다양화 등이 중점 추진 과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대내외적인 위기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보니 해외 진출이나 신사업 투자 등 굵직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며 “대내외적인 위기극복에서 추가적으로 파생되는 언택트나,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맞춘 모습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올 하반기는 차분하고 조심스러운 느낌”이라며 “지금은 거창한 사업계획보다는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사모펀드와 관련해서는 은행들이 하반기에 크게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권 안팎에서도 사모펀드 사태가 금융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금융산업 구조 재편의 계기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는 단기적으로 자산관리 수익 감소, 각종 비용 증가 등으로 은행의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장기적으로 금융회사간 경쟁을 완화하는 한편, 가격(순이자마진, 수수료) 정상화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제공=각사)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