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포스트 차이나’로 꼽히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에게 왕좌를 빼앗긴 삼성전자가 다시 왕좌를 재탈환하기 위해서 추가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현지 스마트폰 생산을 위한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 인도 현지공장을 건설한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문재인 대통령,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스마트폰 생산라인 중공식에 참석한 10개월 만의 일이다.

모디 인도 총리와 이 부회장의 친분이 깊은데다가, 인도 정부가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라는 강력한 제조업 부흥정책을 기반으로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하면서 삼성전자의 인도 투자를 이끌어 낸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인근에서 각각 스마트폰 배터리팩 조립라인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세우기로 했다. 인도 현지 외신은 삼성SDI와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 부품 분야 총 투자액을 250억 루피 (약 4200억원)으로 예상했는데, 삼성전자 측은 실제 투입 금액은 이보다 적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7월에도 490억 루피(약 8000억원)를 투자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신공장을 세운 바 있다. 당초는 3200억원의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했지만,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인도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삼성은 투자 규모를 기존보다 늘려 8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러한 노이다 신공장 가동으로 인해 삼성은 인도 스마트폰 생산량은 월 500만대에서 1000만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번 투자와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삼성SDI의 인도 현지 투자는 스마트폰 배터리팩을 조립하는 라인으로, 수십억원 수준”이라며 “인도 현지 신문들이 보도한 삼성SDI의 1600억원 투자 보도는 ‘과도한 추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도 인도 시장 수요창출과 사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투자규모 등 자세한 사항은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이번 통 큰 투자가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 시장을 잡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다. 기대가 컸던 인도시장에서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 시장에서도 외면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인도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삼성이 시장 2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에 대한 인도 정부의 러브콜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서, 다시 인도 시장에서 왕좌를 탈환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 공략에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중국 샤오미와의 격차를 좁히면서 본격ㅈ거인 추격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960만 대를 출하해 30.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삼성전자가 720만대를 출하하면서 점유율 22.7%로 2위를 기록했다. 아직 샤오미와 격차가 7.4%포인지만, 지난해 4분기 격차가 11.5%포인트에 달했던 걸 감안하면 많이 좁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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