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논란의 이면…누가 ‘민식이법’을 볼모로 잡고 있나?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19-12-03 15: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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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이채익 등 행정안전위원회 의원들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거사법, 어린이교통안전법 처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홍문표, 이채익, 안상수 의원.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안타까운 사고로 아이들을 떠나보낸 것도 원통한데 (부모들이)우리 아이들을 협상카드로 사용하지 말라는 절규까지 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채익 의원은 3일 “조금 전 ‘민식이 법안을 빨리 처리해 달라’는 몇 분의 시위가 있었지만, 지금 대통령이나 조금 전 시위했던 분들이 지금 야단치고 가야 할 곳은 더불어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으로 대통령을 비롯해서 여러 관련 단체에서도 가짜뉴스에 온통 대한민국이 놀아난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금요일(6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민주당)홍익표 의원과 이재정 의원을 비롯해서 과거사법을 빨리 통과해달라고 소란을 피운 것도 말짱 100% 가짜뉴스고, 쇼를 했던 사실”이라며 “민식이법도 국회의장이 당일 본회의를 열었으면 통과됐을 텐데, 당일 13시 48분 민식이법이 법제사법위원회에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법안)199건 중에는 민식이법이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면서 “모든 원인행위는 민주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있다고 하는 부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리고, 언론인 여러분들의 정확한 보도와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분들은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말고 또 그런 발언을 이어가지 말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도대체 대통령조차도 가짜뉴스에 의해 발언하고,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 말씀자료를 잘못 제공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어제(2일) 대통령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으로 분노를 금치 못하고 밤에 잠이 안 왔다”고 했다.

이 의원은 “민식이법을 소관 법률로 다루는 행안위 간사로 제안하다. 민식이법과 해인이법 등 어린이교통안전법안 (처리를 위한)원포인트 국회 본회의를 열어주실 것을 정부여당과 문희상 국회의장께 강력히 요청 드린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2019년 7월 17일까지 국회 행안위 법안심사 소위원장은 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이 맡았으며, 여당 위원장은 1년 동안 어린이교통 관련 법안을 한 건도 처리하지 않았다”면서 “문제는 여기에 있다. 본 의원은 지난 7월 18일부터 법안소위 위원장을 맡아 지금까지 총 11회의 법안소위를 진행했는데, 평균 한 달에 두 번 이상 법안소위를 맡아 제일 많이 법안 처리를 했고, 20대 국회 3년여 동안 처리되지 못한 도로교통법 34건과 어린이안전관리법 1건 등 총 35건의 어린이 교통안전법에 대해 행안위 법안소위를 지난 11월 21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린이안전관리법의 경우 법안소위 당시 보건복지부나 교육부 등에서 소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견 등으로 소위에 계류될 뻔했으나 법안소위 위원장으로서 한국당 의원들이 앞장서서 행정안전부가 지난 주관 부처이기에 이번 소위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해인이법이 간신히 통과된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어린이통학버스 범위확대와 관련해서도 1시간 넘게 심도 깊은 심의를 했지만 현재 문재인 정부 안에서조차도 이 법(일명 ‘한음이법’으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어떻게 심의할 것인지 또 어린이통학버스 범위를 어디로 볼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정부의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다시 한 번 문 대통령께 얘기를 드리지만 대통령은 제발 좀 공부를 하고, 이 법이 왜 통과가 안 되는지를 행안부 장관과 경찰청장한테 업무를 파악하고 이 법안의 범위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하루라도 빨리 국회에 제출해주기를 대통령은 지시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도대체 대통령이 이것도 모르고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인지 참으로 한심한 마음이 앞선다”며 “다시 한 번 어린이통학버스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 문재인 정부와 경찰청은 하루속히 해당 상임위원회에 제출해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마련하지 않고, 알지도 못하고 남 탓 만하는 문재인 정부와 정부여당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어린이 안전에 대해 논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어린이 통학버스 범위’ 규정도 못한 文 정부

이 의원이 말미에 문제점으로 지적한 어린이통학버스 범위에 대한 부연을 하자면, 이는 어린이 통학버스의 안전운행이 확보될 수 있도록 통학버스 안에 영상정보처리기기(CCTV)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지난 2016년 7월 광주의 한 특수학교에 다니던 당시 8세의 한음이가 동행 교사의 방치로 통학차량 안에서 세상을 떠난 뒤 발의됐다.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이유는 통학버스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데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2조제23항에는 ‘어린이 통학버스란 다음 각 목의 시설 가운데 어린이(13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를 교육 대상으로 하는 시설에서 어린이의 통학 등에 이용되는 자동차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4조제3항에 따른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한정면허를 받아 어린이를 여객대상으로 하여 운행되는 운송사업용 자동차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유아교육법에 따른 유치원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초등학교 및 특수학교 ▶영유아보육법에 따른 어린이집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학원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체육시설 등을 꼽고 있다.

다만, 지난달 28일 국회 행안위 법안소위에서 경찰청은 ‘어린이를 교육대상으로 하거나 어린이에게 서비스나 용역을 제공하는 시설 또는 사업장에서 어린이의 통학이나 운송 등에 이용되는 자동차’를 어린이 통학버스로 포괄 규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경찰청 안대로라면 광범위하게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날 법안 소위 회의에서 제기됐고, 이에 따라 여야는 정부안이 마련되는 대로 이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결국 이채익 의원의 원내대책회의 발언을 정리하자면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행안위 법안 소위를 맡았을 때는 1년 동안 어린이교통 관련 법안을 한 건도 처리하지 않았지만 ▶한국당 의원들 앞장서면서 해인이법이 행안위 법안 소위를 통과했고 ▶한국당이 제시한 원포인트 본회의에 민주당이 받아들이면 언제든 민식이법은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으며 ▶한음이법의 경우 문재인 정부가 우선적으로 어린이통학버스의 범위를 규정해야 심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 교통안전법안 처리 진정성 없는 민주당…여당의 ‘여(與)’자에 담긴 의미

이쯤 되면 민식이법 등이 통과가 안 된 책임 또 어린이 교통안전 관련 법안을 볼모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고 있는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비쟁점 안건 199건에 대한 기습적인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으로 여론의 뭇매를 맡고 있는 한국당인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맹비난하며 지난달 29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본회의를 무산시키고, 필리버스터 철회를 촉구하며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 제안을 외면하고 있는 민주당인가?

거대 양당은 물론 국회 전체의 책임이겠지만 무엇보다 비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까지 외면하는 집권여당에 어린이 교통안전법안 처리에 대한 진정성은 없어 보인다.

여당의 ‘여(與)’자는 베풀고 함께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국정에 무한한 책임이 있는 여당은 유재수 감찰 무마 및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위기를 맞은 청와대와는 별개로 그들이 입에 달고 사는 민생을 위해 베풀고 타협하는 정치의 미학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rare012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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