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이러다 다 죽겠다’는 국내 항공사들의 앓는 소리가 괜한 엄살이 아니었다.

당초 항공업계 3분기 실적은 1년 중 최대 성수기임에도 각종 악재로 인해 줄줄이 마이너스 영업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됐다.

마침내 뚜껑을 열어보니 설상가상으로 당초 예상보다도 적자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항공화물 이동량이 줄어들었고,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일본 보이콧’ 등의 여파가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7~9월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3분기 줄줄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은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나마 국내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만이 ‘흑자’를 냈다. 그렇지만 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70% 가량 ‘대폭’ 하락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3분기 11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928억원)보다 70%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3.8% 하락한 3조2830억원이었다.

당기 순손실은 2118억원 규모다. 3분기 영업비용은 3조1651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69억원) 대비 4.9% 증가했다. 영업비용이 증가하면서 내실이 전반적으로 부실해졌다.

대한항공은 측은 “여객부문은 한·일 갈등이나 홍콩 정세 불안에도 동남아 등 대체시장 개발과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효과로 여객수송 실적이 3.2%, 탑승률이 1.3%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화물은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로 11.2%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실적을 발표한 전 항공사 중 3분기 영업이익을 낸 건 대한항공뿐이다. 나머지 항공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한항공과 더불어 또 다른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1조8351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57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연속 적자의 원인으로 글로벌 경영 환경 악화에 따른 여객·화물 동반 부진, 외화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국토교통부의 ‘정비안전기준’ 강화에 따른 정비비 증가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황은 최악이다. 특히 이들은 그동안 일본 노선을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얼어붙은 한일관계의 여파를 더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688억원, 영업손실 174억원, 당기순손실 3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688억 원으로 전년보다 5.3% 늘었지만 수익성이 악화돼 ‘적자전환’했다.

지난 1분기까지 1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다 2분기 2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연속으로 적자를 낸 것이다.

지난 8일 실적을 발표한 티웨이항공 역시 103억원의 영업손실, 21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2026억원을 기록했다.

진에어도 3분기 영업손실 131억원, 당기순손실 181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223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 줄었다.

또 에어부산은 19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 전환했다.

항공사들은 올 4분기도 어려운 영업환경을 예상하는 한편,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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