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험지 출마’ 선언 한 달여 만…당내선 ‘때늦은 선언’ 지적도
黃 “종로, 정권심판 1번지로”…李 “미래 위한 선의의 경쟁 기대”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5 총선 종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0.02.07.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월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할 것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전직 총리 출신이자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두 사람의 ‘빅매치’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7일 오후 황 대표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 황교안,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밀알이 되겠다. 종로를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 종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날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은 지난달 3일 장외집회 중 ‘수도권 험지 출마’라는 입장을 밝힌 지 한 달여 만에 나온 것이다.

황 대표는 “제 온몸을 불살라 대한민국을 구하겠다. 무능정권, 부패정권, 오만정권의 심장에 국민의 이름으로 성난 민심의 칼을 꽂겠다”며 “국민들게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찬 문재인 정권의 가면을 벗기고 그 민낯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이날 출마 선언으로 정치 1번지인 종로 빅매치 성사가 공식화되며 전직 총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이 전 총리와 황 대표는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1, 2위를 다투고 있어 이번 ‘종로전’이 차기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갖기도 하는 만큼, 서로 전력을 다해 총선에 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번 종로 출마 선언과 관련해 황 대표의 결정이 지체되며 ‘적기를 놓쳤다’는 말이 나온다. 당 중진 의원들에게는 험지 출마를 주문하면서 정작 본인은 한 달이 넘도록 험지(종로) 출마 여부를 망설여 온 만큼 시기가 늦어버렸다는 지적이다. 이제와 종로 출마를 선언해봤자 떠밀려 나오는 꼴밖에 더 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 대표가 이 전 총리와의 커다란 지지율 격차로 다른 험지 출마나 불출마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지난 2일 SBS의뢰로 입소스가 조사한 종로에서의 이 전 총리와 황 대표간 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총리(53.2%)가 황 대표(26%)를 두 배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황 대표로서는 힘든 싸움이 될 전망이다(※조사대상 : 종로구 유권자 500명, 조사기간 1월 24~30일, 허용오차 : 95% 신뢰수준에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황 대표의 결단이 늦어지자 심지어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도 ‘종로 아니면 불출마’라는 의견이 나오며 오는 10일을 최종기한으로 설정했다.

이와 관련해 황 대표는 보수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관계로 출마여부를 밝히지 않았던 것이라 해명했다.

황 대표는 “통합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대표의 총선 거취를 먼저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대표로서 공천권이라는 기득권을 내려놓은 제가 무엇을 마다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느냐”며 “종로는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한 약속의 땅”이라 강조했다.

한편 황 대표의 종로 출마와 관련해 이낙연 전 총리는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