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북한이 지난 16일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신형 미사일을 또 다시 시험 발사했다. 이번 발사는 미사일의 안정성 시험과 더불어 은밀성, 정확성 등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하에 전날 ‘새 무기 시험사격’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새 무기 시험사격’이라는 표현은 지난 10일 발사 후 북한 매체들이 사용한 표현이다.

북한 매체가 이날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이 미사일들은 북한이 지난 10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발 발사했던 것과 동일한 외형을 지니고 있었다. 2개의 사격형(박스형) 발사관을 탑재한 무한궤도형 이동식발사대(TEL)도 같은 형태로 파악됐다.

북한은 구체적 명칭은 생략했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을 ‘에이태킴스(ATACMS:미국산 전술지대지미사일)’와 비슷한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평가한다.

에이태킴스는 비행속도 마하3, 길이4m, 직경 600mm로 수백 개의 자탄이 들어 있어 단 한 발만으로도 축구장 3~4개 크기의 지역을 폭격할 수 있는 무기로 분류된다.

16일 발사한 미사일은 에이태킴스보다 길이와 둘레가 더 크고 비행속도 역시 2배 이상 빨랐다는 점에서 더욱 큰 파괴력을 지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발사된 미사일들은 고도 약 48km로 400여 km를 비행했고, 16일에는 30km고도로 230km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대 비행속도는 둘 다 마하 6.1로 동일했다.

특히 16일의 두 번째 시험발사에서는 고도를 18km까지 낮추고 사거리를 170km가량 줄여 발사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미사일의 정점 고도가 낮아지면 그만큼 요격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날 함겨남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에 있는 ‘알섬’으로 추정되는 작은 바위섬을 정확히 타격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지난 6일 발사했던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인 ‘KN-23’이 타격했던 목표물 역시 이 섬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전방에 배치할 경우 육해공군 3군 통합기지인 충남 계룡대, 평택 미군기지, 한국군의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배치도는 청주기지, 성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이 모두 타격범위에 들어가게 된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국방과학자들은 이번 시험사격에서도 완벽한 결과를 보여주었으며 이 무기 체계에 대한 보다 큰 확신을 굳힐 수 있게 해주었다”며 실전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이제 막 두 번째 시험발사가 이뤄진 만큼, 데이터 수정·보완 등을 위한 추가 시험발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은 지난해 9월 MDL(군사분계선)로부터 5km 내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하기로 했고, 해상에서는 서해의 경우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 동해의 경우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군사합의를 맺었다.

군 당국은 이번 발사가 군사합의 위반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한미 연합연습이나 남츠그이 첨단무기 도입 등을 비난하는 북한이 앞으로 군사합의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경고음을 발신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지만, 본격적 북미 대화국면이 시작되기 전 기존 진해오대온 신형무기 개발을 서둘러 완성하겠다는 의도까지 깔려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북한판 에이태킴스’는 올 들어 시험발사했던 KN-23,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다연장로켓)’와 함께 3종 신형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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