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 3지대에 전화위복 될 수도…최경환 “불확실성 제거됐다”

김수영 / 기사승인 : 2020-01-31 16: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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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安 탈당 후 첫 공식 입장 표명 “탈당·신당 창당 준비해 각본 따라 행보”
안철수계 김정화, 잔류 선택 “安은 당 재건 꿈 접었지만…당 살리기에 헌신할 것”
대안신당 중심, 3지대 통합 물꼬…불안요소 여전히 내재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회의실에서 197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 발언하고 있다. 2020.01.31.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안철수 전 의원의 탈당으로 사분오열 위기에 놓인 바른미래당이 재건의지를 굳게 다지고 있다.

안철수계로 분류된 인사들 450여 명이 30일 안 전 의원을 따라 집단 탈당하며 당이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일부 인사들은 끝까지 당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 이뤄진 손학규·안철수 회동으로부터 고작 며칠 동안 바른미래당은 그야말로 격랑에 시달렸다.

회동에서 안 전 의원은 손 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재신임투표 등을 요구했고, 손 대표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의원의 제안을 지난 한 해 유승민계(현 새로운보수당)가 줄기차게 요구하던 사퇴압박으로 받아들이며 거부했다.

이에 29일 안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탈당이라는 강수를 뒀고, 그 뒤를 따라 30일 바른미래당 당원 중 안철수계 450여 명이 대거 탈당하며 말 그대로 공중분해 위기에 놓였다.

안 전 의원의 탈당에 손 대표 역시 다소 당황했던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 본인은 부정하고 있으나 지난해 ‘안 전 의원이 돌아오면 전권을 주겠다’며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고, 안 전 의원이 복귀하던 날에도 당 차원에서 환영행사까지 고려했지만 안 전 의원의 만류로 뜻을 접었다고 한다.

31일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전 의원의 탈당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한 정치구조개혁과 세대교체라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안 전 의원이 우리 당을 떠났다. 저는 사실 안 전 의원을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이미 탈당과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각본에 따라 모든 행보를 이어나갔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금 허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아무쪼록 안 전 의원이 국민 행복을 위한 실용정치를 펴나가 한국 정치 발전에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더욱 힘차게 우리 길을 가야 한다. 기성정치에 대한 국민 혐오와 불신이 극에 달했고 중간지대가 활짝 열려 있다”며 “단순 영입 대상이 아닌 젊은 미래세대가 주역이 되는 파트너로서 통합하고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부는 남았다


안 전 의원의 바른미래당 탈당에 수많은 당원들이 합류했지만, 일부 안철수계 인사들은 잔류를 택했다. 김정화 대변인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는 안철수계로 분류되지만, 2018년 안 전 의원이 독일 유학길에 오를 때 바른미래당에 남아 손 대표의 지근거리에 머무르며 안 전 의원 부재 기간 동안은 당권파로 여겨졌다.

김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바른미래당에 남아 재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존경하는 정치인 안 전 의원이 탈당했다. 하려면 방법이 보이고 하지 않으려면 핑계가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함께 할 방법을 찾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탈당을 하면서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는 말은 당 구성원들에게 참혹감을 안겨줬다. 안 전 의원은 재건의 꿈을 접었을지 몰라도 저와 당원과 국민들은 바른미래당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변인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날 최고위 발언은 김 대변인의 요청을 손 대표가 허락하면서 이뤄졌다고 한다.

김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갑작스런 안 전 의원의 탈당으로 당내 가중되는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당의 스피커’로서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통해 안철수계 인사들의 추가 탈당을 방지하고 당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


김 대변인은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안 전 의원 탈당 후 기자들이나 당원들로부터 연락이 많이 왔다.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라며 “다들 가슴아파하는 상태에서 저라도 입장표명을 하고 당을 추스르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서 발언한 것”이라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발언은 사실상 안 전 의원과 결별을 선언한 셈이다. 다만 3지대 통합 후 안 전 대표와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3지대가 통합되고 안 전 의원이 당을 만들고 관심이 있다면 이후에 만날 수는 있겠지만 사실상 갈라섰다.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사실상 갈라선 것”이라 밝혔다.



安탈당, 孫에 전화위복·고진감래 될까


안 전 의원의 탈당은 군소야당들로 하여금 불가피하게 통합의 불씨를 당기게 됐다. 앞서 대안신당은 안 전 의원의 탈당을 비판하며 물밑에서 이어져온 3지대 통합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사실 대안신당은 복귀설이 돌 때부터 안 전 의원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왔다. 과거 국민의당·바른정당(새누리당 탈당파) 합당으로 바른미래당을 창당하며 호남민심을 배신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안 전 의원이 귀국 후 첫 행보로 광주 5·18민주묘역을 참배할 때에도 대안신당은 “우리는 안철수 정치의 최종 선택을 보수영남의 퇴행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비판했다.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하자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는 “(3지대 통합논의)중간에 안 전 의원이 정계복귀를 선언해서 약간 혼선이 발생했는데 그런 불확실성도 제거됐다”며 “중도개혁 통합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간명해졌다’”고 밝혔다.

 

▲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1.30. (사진=뉴시스)

한편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최 대표의 통합 제안에 ▲호남민심에 대한 사죄와 분열방지 서약 ▲개혁야당을 만들 것 ▲분권형 대통령제(개헌)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 완성 등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 상태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은 아직 이에 대해 공식적인 답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군소야당 측에서 주장하던 내용들이 담긴 관계로 정 대표의 3원칙과 관련한 이견 표출은 거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른미래당은 젊은 미래세대를 주역으로 총선에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평화당과 대안신당은 아직 총선에 대해 이렇다 할 비전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제외하면 현재 바른미래당 의석은 13석이 된다. 대안신당 7석 및 평화당 4석 등을 포함하면 총 24석으로, 이들이 그대로 의석을 사수할 수 있다면 20석 이상을 노릴 수도 있다.

이 경우 지난해 4·3보선 직후부터 줄곧 유승민계의 사퇴 압박에 시달려온 손학규 대표로서는 고진감래, 전화위복이 아닐 수 없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는 “안 전 의원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상황에서 통합의 물꼬가 세차게 흐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안신당과 평화당은 일단 이번 주말을 포함해 물밑접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대부분 호남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야3당의 지역구가 바른미래당 김성식(서울 관악갑)·이찬열(경기 수원갑)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호남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안신당의 한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호남에만 집중한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지역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지역으로 얼마든지 (후보를)낼 수 있다”고 전했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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