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이달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4만 7천여 가구에 달하는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이 때문에 건설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고 있다. 각종 부동산 규제로 인해서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적지 않은 물량이 풀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설업계에서는 서울 등 선호지역이라고 해서 분양 성공을 낙관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광진구에 분양한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가 1순위 청약 미달이 됐다. 분양가가 9억원이 넘으면서 중도금 대출이 막혔기 때문이다. 건설업계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절벽을 넘어 부동산 침체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주택거래가 급감하면서 향후 분양시장을 전망하기가 어렵다. 특히 갈수록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서 분양가 책정과 일정 잡기 등에 골몰하고 있다.

2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총 5만 5807가구로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4만 6959가구가 전국에서 분양된다. 이는 전년동기 3만 735가구에 비해서 1.7배 늘어난 것이다. 이달에 분양물량이 급증한 것은 당초 3월로 예정됐던 분양물량이 이월됐기 때문이다.
4~5월(4만8775가구) 분양물량을 합치면 10만가구에 육박하며, 이는 올해 분양물량 총 29만4773가구의 32.5%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역별로 보자면 경기도가 1만 8099만 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7703가구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서울 청량리와 경기 하남(위례), 과천 등 유망지역이 포함돼 있어 청약 대전을 예고했다.

롯데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620번지에 청량리4구역을 재개발해 ‘청량리역롯데캐슬 SKY-L65’를 공급한다. 아파트 1425가구와 오피스텔 528실, 백화점과 호텔이 입점한다. 또 롯데건설은 길음동 길음롯데캐슬클라시아 2029가구 아파트도 이달 분양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도 신규 아파트 분양이 어질 전망이다. 하남 위례 신도 ▲현대엔지니어링 힐스트레이트북위례(1078가구) ▲우미건설 위례신도시우미린1차(875가구) 등이 분양된다. 아울러 ▲남양주 더샵퍼스트시티 아파트(1153가구) ▲파주 중흥S-클래스 아파트(1262가구) ▲용인시 한화꿈에그린 아파트(293가구)가 분양된다. 뿐만 아니라 내달에는 과천자이 아파트 2099가구(일반분양 783가구)는 분양 예정이다.

지방역시도 분양 물량이 몰려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세종에서는 반곡동 4-2생활권 세종자이이편한 세상 아파트 1200가구가 분양되며, 대구에서 중구 대봉동 대봉더샵센트럴파트 아파트(1339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레이크푸르지오 아파트(332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부산에서 부산진구 전포동 전포1-1 e편한세상 아파트(1401가구), 동래구 명륜동 힐스테이트명륜2차 아파트(874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건설사들은 주택경기의 침체로 경영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됨에 따라서, 올해 분양시장은 치열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분양가를 시세보다 낮추거나 일부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단순히 서울 등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고 해서 분양이 완판될 것이라고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침체된 분양시장에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건설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화된 대출 규제와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청약을 고민하는 분위기가 점점 확대되는 양상이다. 건설사들 역시 이런 부동산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무리 수요가 많은 지역이라도 민간 분양은 주변 시세보다 비싸거나 미계약분이 발생한 지역이라면 청약자 대기자로부터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부동산 경기 침체로 당분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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