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섭 "재무 차원서 검토중"
증권가 "당초 예상보다 더 성장할 것"

 

[스페셜경제=오수진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분할이 우여곡절 끝에 확정되면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SK이노베이션에도 관심이 쏠린다.

LG화학은 상장(IPO)을 통한 배터리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분사를 결정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분사가 최종 확정돼 오는 12월 1일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공식 출범한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사업 확장 및 투자금 유치를 위해 배터리 사업을 분할할 예정으로, 분할시기 등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관심이다.   

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재무적 효과 및 기업가치 증대 효과 등을 고려해 배터리 사업 분할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지난달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0` 행사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를 재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대전 소재 100MW 규모의 배터리 양산 라인을 구축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2012년 9월에는 충청남도 서산시에 200MW 규모의 배터리 양산 라인을 구축해 본격적인 배터리양산체제를 갖췄다. 

 

2020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업체별 점유율 순위에서는 LG화학(1위)과 삼성SDI(4위) 등에 이어 6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고체전해질 및 리튬 음극 기술 등을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인력을 채용해 현재 시장 주륭니 리튬 이온배터리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독보적 기술력을 미래 배터리 시장에서도 이어갈 것이라는 계획이다. 

 

이성준 기술혁신연구원장은 확보한 배터리 기술 우위를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도 이어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한편, 전기차를 비롯한 배터리 연관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크게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생산 규모를 확대해 초박막 분리막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폴란드 공장에서 신규 증설되는 2호 생산라인은 연 34000생산 규모다.

 

업계는 올해 분리막 시장규모를 약 41로 보고 있지만, 5년 뒤인 2025년에는 약 159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배터리 사업의 매출 규모를 5조원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성장적인 측면에서도 당초 알려진 규모 보다 더욱 큰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만큼, 지속적인 투자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분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배터리 사업에 몰두하는 만큼 투자금 유치의 필요성도 부각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 화학, 윤활유, 배터리, 석유개발 및 소재 등 총 5개의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석유사업에 의존하는 편이다.

올해 3분기 실적만하더라도 영업이익 적자가 289억이었지만, 석유제품과 윤활기유 판매 물량이 증가해 석유 사업 부문은 흑자를 달성했다.

반면, 배터리사업은 매출, 영업손익, 자산규모를 놓고 볼 때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 가깝다.    


업계에서도 시장 성장을 누리기 위한 배터리업계의 투자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적시에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업체들의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투자재원 마련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 중에 있지만 현재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오수진 기자 s22ino@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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