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심각’ 수준으로 격상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지표로 눈에 띄게 나타났다.

이달 소비자심리는 지난 2015년 6월 메르스 발생 당시 때와 같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시점이라 더욱 뼈아픈 지표다.

그러나 이 지표는 국내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기 이전에 조사된 것으로 이후 상황이 반영될 3월 소비심리지수의 추가 하락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 96.9로 전월대비 7.3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다. 2003~2019년 중 장기평균치를 기준값(100)으로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낙폭이 커지면서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98.6) 이후 넉 달 만에 다시 기준선(100)밑으로 떨어졌다. 경기 비관론이 우세해졌다는 얘기다.

메르스 사태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던 2015년 6월(-7.3포인트) 이후 4년8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0월(-12.7포인트)과 동일본 대지진 여파가 미친 2011년 3월(-11.1포인트)에 이어 메르스 때와 마찬가지로 역대 세 번째로 소비심리가 크게 꺾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기 이전까지의 수치라고 보면 된다”며 “최근 심각해진 부분은 사실상 (이번 조사에) 반영이 좀 덜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는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인 2월 10~17일에 이뤄졌다. 코로나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급증하기 이전에 조사가 이뤄진 만큼 소비심리 위축세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생활 형편, 가계 수입, 소비 지출 등 CCSI를 구성하는 모든 지표가 나빠졌다.

특히 6개월 전보다 현재 경기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많아 현재경기판단CSI는 전월대비 12포인트 하락한 66으로 나타났다. 향후경기전망CSI(76)도 전월대비 11포인트 낮아졌다.

향후 1년 뒤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인 1.7%로 되돌아갔다. 경기 불안감으로 미래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대도 떨어졌다는 얘기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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