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노재팬’ 확산 초기만 해도 “한국의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했던 일본 유니클로 본사가 반년 만에 태도를 바꿨다.

지난해 7월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핵심 공정소재 3개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하면서 지금까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노재팬 초기인 7월까지만 하더라도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 오카자키 타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 움직임이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불매운동에 따른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결정적으로 유니클로 실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본연의 자리를 조용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이같은 일본 경영진의 발언은 국내 소비자로 하여금 큰 공분을 사게 했다. 이후로도 유니클로는 위안부 모욕 논란 등 크고 작은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결국 패스트리테일링은 당초 낙관론과는 달리 실적이 크게 떨어지면서 연간 수익 전망을 1000억원 넘게 낮췄다.

10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패스트리테일링은 2020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이 전 회계연도보다 1% 늘어난 1650억엔(약1조7486억원)이라는 전망치를 발표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앞서 2020 회계연도 순이익이 8% 늘어난 1750억엔(약 1조854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9일 전망치를 100억엔(약 1060억원) 하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해 9~11월 페스트리테일링의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니클로의 주요 시장이었던 한국에서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해외 사업이 부진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이날 오카자키 타케시 CFO는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사업에 대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오직 진지하게 한국 시장을 마주 보고, 고객을 마주 보며 갈 뿐”이라며 불매 운동의 여파를 체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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