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국내 항공업계는 일본 불매운동과 홍콩 시위 등으로 인해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이같은 악재를 뚫고 지난해 항공이용객은 1억2300만명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항공여객 1억명 돌파 시점도 전년(2018년 11월1일)에 비해 10일(작년 10월22일) 가량 앞당겨졌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항공 여객이 전년(1억1753만명) 대비 5% 증가한 1억2337만명을 기록했다.

국제선 여객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9039만명을, 국내선 여객은 4.4% 증가한 3298만명을 기록했다. 항공화물은 전년 대비 3.8% 감소한 427만t을 기록했다.

국토부 김이탁 항공정책관은 “지난해 항공여객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며 “올해도 새로운 시장 개척, 외국인 관광객 신규 유칭 등을 통해 항공산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제선 여객의 경우 일본과 홍콩 노선의 여객이 감소했지만 항공사들이 중국·아시아 등 노선 다변화를 꾀하고 나선 데다 내·외국인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2018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 여행객이 크게 증가했다.

일본 노선은 지난 7월부터 이어진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인한 불매운동이 전개되면서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하며 전년 대비 11.6% 감소했다.

홍콩 노선은 시위 여파로 여객이 10.4% 감소했고, 8월 이후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반면 중국 노선은 개별 관광객과 인센티브 관광객의 증가로 1천843만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이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2017년 3월) 이전인 2016년(1천986만명)에 비해서는 7.2% 낮은 수준이나 작년 11∼12월 실적은 2016년 대비 11% 증가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공항도 주요 노선별로 실적이 갈렸다.

중국과 아시아 노선의 여객 증가에 따라 인천(4.3%)·제주(40.7%)·무안(110.2%)·청주(55.9%) 공항 등이 성장세를 보였다. 반대로 일본노선 여객감소 영향으로 김해(-2.7%)·김포(-0.4%)·양양(-14%) 공항은 하락세를 보였다.

항공사별로는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전년 대비 0.2% 증가했고, 저비용항공사(LCC)는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국내선 여객의 경우 내·외국인의 제주여행 수요 상승 등 제주와 내륙노선 여객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늘었다.

연초부터 ‘우한 폐렴’ 덮친 올해는 과연?

지난해 대내외적인 악재에도 중국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항공이용객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나, 이같은 흐름이 올해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올해는 연초부터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항공업계는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만큼 피해 규모가 불어나면 ‘대목’ 1분기도 여객이 크게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5년 메르스 발병 당시 국적 항공사들의 여객 수는 크게 줄어들어 메르스 발병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는 데 3개월 정도 걸렸다.

실제로 메르스 사태 절정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각각 하루에만 3000명 이상의 항공권이 예약 취소됐다. 국제선 여객 감소에 양사는 2015년 2분기 당시 나란히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항공사들은 지난해에도 일본 노선 부진, 공급 과잉 등으로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 우한 폐렴이란 또 한 번의 고비를 맞닥뜨리게 됐다.

김이탁 항공정책관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대내외 변수가 항공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적극 모니터링하고 관계기관, 업계와 긴밀히 협업해 영향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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