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국내 굴지 대형마트의 2분기 실적이 심상치 않다.

이전부터 대형마트는 초저가와 총알배송을 내세운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격에 위기설이 돌았지만, 올해처럼 실적악화의 위기감이 지금처럼 고조된 것은 처음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서는 국내 대형마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마트의 2분기 실적은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분기가 전통적으로 유통업 비수기이긴 하지만 만년 흑자기업이던 이마트의 적자 전환은 업게에서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이마트는 IMF(1997년) 위기와 금융위기(2008년)에도 분기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증권가에서는 이마트 2분기 매출액은 4조6600억원, 영업손실은 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메리츠종금증권 양지혜 연구원은 “이마트 2분기에 할인점 기존점 성장률 부진과 할인행사 확대 등으로 매출총이익률이 하락했다”며 적자 전환을 예측했다.

더욱이 이마트가 2분기에 내야하는 종합부동산세가 상당폭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영업실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마트는 전국 142개 점포의 대부분이 임차가 아닌 자체 소유 부동산이어서 정부의 세제 개편에 따라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질 경우 영업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 마저 사상 첫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른 ‘빅3’ 대형마트의 예상 성적표도 좋지 않다.

지난 1분기에 19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롯데마트도 2분기에는 업황 부진과 온·오프라인 간 출혈경쟁 등의 여파로 250억∼3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홈플러스의 경우 외국계 기업이기 때문에 국내 공시 의무가 없어 정확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추정하기 어렵지만 상황은 더욱 안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1위인 이마트의 실적이 안좋은 상황에서 다른 곳의 상황은 더욱 안좋으면 안좋았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초부터 초저가 출혈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기대만큼 성적은 좋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온라인 저가·배송 전략에 밀려 맥을 못 추고 있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이마트도 올해 초부터 ‘국민가격’을 내세워 신선식품과 생활필수품 등을 초저가로 팔고 있지만, 기대만큼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은 "오프라인 기존 점 하락은 소비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이 크고, 온라인 점유율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에도 영업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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