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 소재인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일본산을 대체하기 위해서 다른 나라 제품 테스트에 착수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실험 테스트인 만큼 실제 생산라인에 적용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일본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신문(닛케이)이 `탈(脫)일본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서둘러 보도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6일 삼성전자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순도 불화수소 등 일본산을 대체할 소재를 찾기 위해 테스트를 하고 있다. 다른 나라 제품 등에 대해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도“지금은 테스트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라인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테스트를 거쳐 라인에 적용한다는 결론을 내리더라도 최소 수개월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적은 물량이긴 하지만 일본산 불화수소 외에도 한국, 대만, 중국산 등을 쓰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테스트는 실험실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시험라인 테스트‧적용, 양산라인 테스트‧적용 등을 거치게 되는데 이것이 완료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 업계에서는 고순도 불화수소 관련한 일본 기술력이 경쟁국보다 앞서 있기 때문에 대체가 가능할지 아직 추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일본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포토레지스트(PR), 불화수소, 유이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에 필수적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에 적용하던 ‘수출 간소화 우대 조치’를 폐지하고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 품목들은 모두 반도체와 OLED 생산에 중요한 소재인데다가, 일본 의존도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내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됐다. 이에 삼성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불화수소 제품 테스트 하는 등 ‘탈(脫) 일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행보를 일본 현지 언론들도 발 빠르게 보도하고 있다.

일본의 현지 언론사인 닛케이 신문은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서 “삼성전자가 일본산이 아닌 불화수소를 반도체 제조공정에 활용하기 위한 품질 시험에 착숙했다”면서 “삼성전자 측에서는 조달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한국, 대만, 중국 기업 제품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공정 활용 여부에 대한 판단까지는 2~3개월이 걸릴 전망이지만 결과에 따라 한국 반도체 업계의 일본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닛케이 측은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간부 직원을 중국과 대만에 보내 조달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면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서는 지금까지 불화수소 조달처 다변화 등을 검토하지 않았으나 이번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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