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회의원이 지난 7(현지시간) 테헤란 국회의사당에서 미국의 폭격으로 숨진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사진을 들고 미국을 성토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이란 의회는 미군과 미 국방부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스페셜경제=장순휘 정치학박사]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군은 이란군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63) 장군을 폭사시키는 특수작전을 시행했다. 솔레마이니는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인 쿠드스군 사령관으로서 계급은 소장이지만 하산 로하니 대통령 다음으로, ‘권력서열 2인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동의 친이란 무장조직(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레바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하마스)을 지휘하는 실권자로서 정치권과 경제계까지 영향력이 큰 실력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은 2007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쿠드스군(약2만여명)을 테러단체로 지정했었다.

이번 특수작전은 사전에 예고가 있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이란 또는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단체가 추가공격을 계획할 지도 모른다는 징후들이 있다고 거론하면서 “우리는 미국인의 생명을 보호하고 미국 병력을 보호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과 이란 간 ‘그림자전쟁(자국의 개입을 숨기고 적에게 타격을 주는 공격이나 테러를 가하는 비정규전)’의 게임은 바뀌었다고도 말했다. 즉 미국이 대이란 군사제재에 군사력을 직접 사용하겠다는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이번 특수작전의 시행은 미군이 며칠간 동선(動線)을 추적해온 솔레이마니가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결심에 따른 참수작전을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NYT 보도에 의하면 지난 달 27일 이라크에서 미국 민간인 1명이 로켓포 피격으로 사망한 사건에 따른 보복의 일환이며, 이란이 미국민을 공격하지 말라는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는 응징으로 볼 수도 있다.

CNN은 이번 작전이 ‘임기표적(Target Of Opportunity)’방식으로 수행됐으며, 임기표적이란 사전에 위치를 정해둔 ‘계획표적’이 아니라 실시간 요구되는 ‘긴급표적’으로 솔레이마니의 동선을 추적해 기습적으로 공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미국의 정보기관은 수년간 그를 추적하며 매일 매순간 어디에 위치하는 지를 파악하고 있었다. 특수작전에는 비밀정보원, 전자도청, 정찰기, 군사위성 등 기밀정보망이 총동원됐으며, 특히 실제공격에는 최첨단 무인정찰기 ‘MQ-9 리퍼’ 드론이 투입됐다.

리퍼는 최대항속거리 1852km, 원격조정으로 1000km이상의 목표물을 제거할 수 있으며, 특히 접근하는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침묵의 암살자’라고 부른다. 지난 10월에 IS 수장 알바그다디를 제거할 때도 동원될 정도로 그 정밀타격능력이 확실한 무기다.

한편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긴급성명을 통해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며 미국을 향해 경고했다. 이란의 군사옵션으로는 미군을 상대로 한 테러공격 가능성이 예측되고, 원유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방안으로 분석할 수 있다.

결국 8일(현지시간) 심야에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미군기지(에르빌, 알 아사드)에 실시됐다. 보도에 따르면 모두 22발을 쏜 것으로 그중에 17발이 알 아사드기지에 떨어졌고, 5발은 에르빌기지로 발사됐다.

그러나 사전 대비로 인명피해가 없다고 한다. 백악관에서 8일 아침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보복공격에 대한 긴급성명발표에서 그 첫마디가 “내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있는 한 이란의 핵무기보유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강조했다. 그리고 더 이상 중동의 석유가 필요없다는 말로 호르무즈해협 봉쇄도발에 대한 쐐기를 박았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2017년 북미간 일촉즉발 상황이었던 때 트럼프행정부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위에 있다”며 대북 군사옵션을 검토했었다.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로 북한이 대미 강경노선을 들고나오자 트럼프 대통령도 군사행동 가능성을 언급하며, 김정은에게 무모한 도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사실 상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고강도 경고장으로 기선을 제압했었다.

따라서 솔레이마니 참수작전은 김정은에게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선언한 ‘새로운 길’로 정면돌파전, ICBM 발사 또는 비핵화 거부선언 등 미국에 정면도전할 경우에는 선제적 대응으로 ‘극단적 카드’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성 메시지가 직간접적으로 전달된 것이다.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은 즉흥적·충동적·예측불가적 성향 면에서 작금의 대북 유화정책이 ‘화염과 분노’로 돌변할 때는 북한의 안전과 김정은의 생존은 보장될 수 없다는 충분한 경고메세지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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