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웅 전 부장검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문재인 정권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강력 반발하며 부장검사 옷을 벗어던진 김웅 전 검사가 4일 새로운보수당에 입당했다.

새보수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웅 전 부장검사 입당식을 개최했다.

이날 입당식에서 김 전 검사는 “20년간 검사로 근무를 했고, 최근에 수사권 조정안에 항의 표시로 사직을 했다”며 “사실 그걸로 제 할 바는 다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날마다 아쉬움과 죄책감이 점점 커지더라”고 밝혔다.

김 전 검사는 이어 “왜 국민한테 이렇게 불리하고, 불편하고, 부당한 법이 왜 개혁으로 둔갑되었는지 납득할 수 없었고 또 왜 반칙과 특권이 감성팔이와 선동을 만나면 그게 그냥 개혁이 돼 버리고, 구미호처럼 공정과 정의로 둔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나아가 “하나의 사기꾼을 보내고 나니 다른 사기꾼이 이렇게 그 자리를 차지하는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지금 보시면 살아있는 권력 비리를 수사하면 그게 항명이 되고, 그걸로 탄압을 받는 세상이 됐다”고 개탄했다.

또 “심지어 피고인이 검찰총장을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처벌하겠다고 위협하는 세상이 됐고, 서민들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면 동네 물이 나빠졌다고 조롱받은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김 전 검사는 “그런데 저만 이런 전쟁터에서 빠져나와 있는 것 같아서 매일매일 죄책감과 무력감이 들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밖에 빠져나오 있는 것 같았다”며 “그래서 폭풍 속으로 한번 뛰어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고,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인데, 대한민국 사기 공화국의 최정점에 있는 이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제가 정치에 들어오면서 저 스스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제가 살아온 결과와 너무 다른 게 아닌가 하고 스스로 여러 번 되물었다”며 “그런데 지금까지 살아온 과거가 부끄럽지 않았기 때문에 미래에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을 하고 이 길에 한 번 나서보기로 했다”며 정치권에 입문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 전 검사는 2018년부터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담당해오면서 정부와 마찰을 빚었고, 지난해 7월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됐다.

이어 지난달 14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 사기죄 전문 검사인 내가 보기에도 그것은 말짱 사기”라고 강력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이 통합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김 전 검사는 “저는 친문 패권주의와 싸워야 하는 건 시대적으로 상당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선 (한국당과)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할머니께서는 호박씨는 크지만 자라도 줄기는 옆으로만 자라고, 삼나무 씨는 작은데 자라면 낙락장송이 된다고 하셨는데, 결국 국민이 선택해주는 것이고 토양에 따라 자라는 건 내재된 의지와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숫자가 적어도 설득할 자신이 있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rare012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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