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도입 6개월 가입자 4000만명, 등록계좌 6600만개
연내 저축은행, 증권사 등 24곳 순차적으로 오픈뱅킹 도입
은행·핀테크 중심의 오픈뱅킹 도입에 불만 목소리도 커

▲ 금융위원회·금융결제원·금융연구원은 6일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오픈뱅킹 도입성과와 향후 발전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참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오픈뱅킹 도입 6개월 만에 가입자가 4000만명을 넘었다. 등록계좌 수는 6600만개에 달해, 국내 경제활동인구 10명 중 7명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저축은행과 증권사 등 제2금융권 등으로 오픈뱅킹 도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금융결제원·금융연구원은 6일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오픈뱅킹 도입성과와 향후 발전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결제, 송금 등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 10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같 은해 12월 18일 정식 운영되고 있다.

이날 세미나는 오픈뱅킹 도입효과와 발전 방향을 제언하는 발표세션과 업계, 학계, 금융당국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오픈뱅킹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패널토론으로 나눠 진행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차병주 금융결제원 전자금융부장은 오픈뱅킹 운영 및 추진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오픈뱅킹의 가입자는 4000만명, 등록계좌 수는 6600만개에 달하는 등 꾸준히 증가해 왔다. 국내 경제활동인구의 약 72%가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핀테크를 통한 가입자와 등록계좌가 각각 79%, 64%를 차지해 은행보다 오픈뱅킹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뱅킹 월간 API(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환경) 이용건수도 지난달 기준 1억9000만건(일평균 659만건으로 누적 10억5000만건에 도달했다.

 

▲ 차병주 금융결제원 전자금융부장이 오픈뱅킹 운영 및 추진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업권별로는 은행의 경우 잔액조회(84.5%), 핀테크 기업은 출금이체(82.5%) 이용이 가장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뱅킹을 활용한 서비스도 업권별로 차이를 보였다. 은행권은 타행계좌와 연동한 이체·조회를 중심으로, 핀테크는 선불충전을 활용한 간편결제와 해외송금 중심으로 서비스가 이뤄졌다.

차병주 전자금융부장은 “오픈뱅킹 도입으로 금융결제시장 효율성이 증대했고, 금융산업 전반에 혁신이 촉진됐다”며 “다양한 금융 서비스 출시로 금융편리성이 개선되고, 소비자 선택권 및 자기정보 통제권이 강화되면서 국민생활 전반에 획기적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서민금융기관, 금융투자회사 등 제2금융권도 오픈뱅킹에 참여할 예정이다. 차 부장은 “제2금융권의 경우 오픈뱅킹에 참여하지 않아 소비자 제약이 있었다”며 “총 24개 기관의 참가 신청을 받아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며, 금년 중에 준비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사의 오픈뱅킹 참가는 별도로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어 임수한 신한은행 디지털사업부장과 손현욱 비바리퍼블리카 사업개발실장은 각각 은행과 핀테크를 대표해 오픈뱅킹 도입의 의의를 발표했다.

임수한 디지털사업부장은 “신한은 오픈뱅킹이 연결을 통해 금융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인식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편익을 위한 종합금융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손현욱 사업개발실장은 “오픈뱅킹 도입으로 핀테크 기업은 1/10 수준으로 수수료가 절감됐으며 고객은 다양한 앱에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져 고객 편의성이 제고 됐다”면서도 “오픈뱅킹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금융권 어카운트 인포와 핀테크 정보 등 포괄적인 데이터가 개방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금융연구원은 오픈뱅킹 이용자 서베이 등을 바탕으로 오픈뱅킹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발표자로 나선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센터장은 “오픈뱅킹 이용 경험이 있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긍정적 답변이 71.3%로 서비스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 것으로 나타낫으나 서비스편의성, 신뢰성 등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정호 디지털금융연구센터장은 “참여기관 간 상호주의 관점을 전제로 시장수요를 반영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오픈뱅킹을 위한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센터장은 오픈뱅킹의 발전 방향으로 ▲참여기관 확대 ▲기능 다각화 ▲채널확대·리스크관리 ·수수료 체계 마련·마이데이터-마이페이먼트 등 연계 방안 등을 제시했다.


▲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연계 방향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업권에 따라 오픈뱅킹 추진과 관련된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남영 미래에셋 디지털금융부문 대표는 “제2금융권이라 할 수 있는 투자업권, 상호저축은행들도 금융서비스가 새롭게 개편될 때는 처음부터 같이 논의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배종균 여신금융협회 카드본부장도 “카드사가 재무적 안정성, 고객 보안, 소비자 보호, 보유하고 있는 고객정보량이 오픈뱅킹을 이용하고 있는 금융기관 대비해서 부족한 부분이 없다”며 “여러 가지 기준을 충족한 다양한 기관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오픈뱅킹을 운영한다면 좀 더 다이나믹한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을 본다”고 말했다.

정인철 신협중앙회 디지털금융본부장은 “조사 결과를 보면 자금유입이 일어나는 은행은 소수고, 다수의 은행에서 자금유출이 일어나고 있다”며 “오픈뱅킹은 금융회사 입장에서 보면 제로섬 게임이다”라며 과점화 현상의 가능성을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4분기 중 오픈뱅킹 고도화 방안을 마련하고 세부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오픈뱅킹이 확장성, 안정성 그리고 상호주의 원칙을 구현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뒷받침하고, 다수의 이해관계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오픈뱅킹이 기존 금융기관의 ‘신뢰와 안정성’, 핀테크·빅테크의 ‘편리와 혁신성’이라는 강점을 서로 융합하고 새로운 금융모델을 만들어 내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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