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최근 항공업계가 유례없는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아니 땐 굴뚝에 ‘매각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한 매체는 이스타항공이 실적악화에 따라 새 주인을 찾기 위해 국내 대기업과 사모펀드(PEE) 등과 접촉중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39.6%를 960억원에 매물로 내놓았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사모펀드가 1000억원씩 2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80%를 가져가는 조건도 매각 방안 중 하나로 제시했다고도 했다.

보도 직후 이스타항공 측은 “매각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바가 없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스타항공은 이같은 공식입장을 내놨음에도 매각설이 가라앉지 않자 다시 보도자료를 배포해 재차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동안 이스타항공은 꾸준히 제기되는 매각설에 시달려왔다. 그도 그럴것이 올해 들어 이스타항공은 재무구조 악화뿐 아니라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운항 중단 등 악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이사는 지난달 담화문을 통해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포하기도 했다.

특히 B737맥스8 손실 부담은 뼈아프다. 이로 인해 싱가포르 노선을 시작으로 중장거리 노선에 보잉 737맥스를 투입해 경쟁력을 강화하려 했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일단 이번 매각설은 이스타항공이 강력 부인하면서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해프닝’…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난 이유는?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항공업계 내에서는 매각뿐 아니라 나아가 부도 위기까지 거론되면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듯’ 이스타항공의 매각설이 나돌 만큼 항공업계의 상황이 썩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최근 항공업계는 극심한 과당경쟁이 일어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기존 시장에 6개 항공사가 경쟁하면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올해 정부가 3개 항공사에 추가로 사업허가를 내주면서 9개로 늘어났다.

이미 최근 몇 년 사이에 유럽에서는 이같은 과당경쟁으로 인해 LCC를 중심으로 파산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국내 항공업계에 퍼진 도산 우려도 괜한 기우는 아닌 듯 하다.

더욱이 국내 항공업계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불매운동이 전개되면서 안정적인 수요를 창출했던 한일 노선 운항중단 및 감편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사들은 고육지책으로 일본 노선을 줄이고 대신 중국과 동남아 노선의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이 대체지 노선 역시 공급 과잉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일본 노선의 수익성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개 LCC 대표들은 한국공항공사에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을 요청하는 공동청원서까지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공항공사가 공항시설 사용료를 감면해준 건 3차례가 있었다.

2008년 고유가와 환율 불안, 신종플루 등의 악재로 항공시장이 위축되자 국내선에 한해 공항시설 사용료를 감면해 줬다.

2015년엔 메르스 사태로 인해 한시적으로 착륙료 100%를 면제해 줬고, 2017년엔 사드 여파로 공항 이용률이 낮아지자 청주공항 등의 시설 사용료 50%를 감면해 줬다.

이번의 청원 역시 그만큼 산적한 악재에 항공사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돼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제공=이스타항공]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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