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9월부터 항체치료제 대량생산
품목허가·긴급사용승인 고려
“더 빨리 싸게”..관건은 ‘원가·캐파’

▲ 셀트리온 연구진 (제공=셀트리온)


[스페셜경제=김민주 기자]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사태,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백신보다 치료제 개발이 급선무라는 의견이 다수다. 국내 제약사 중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로드맵을 따라가 봤다.

9월부터 대량생산 시작…‘긴급사용승인’도 고려중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20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자체 개발중인 코로나 항체치료제(CT-P59) 상용화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셀트리온은 9월부터 상업용 10배치(Batch) 분량을 송도 제 1공장에서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생산 배치량은 280배치이며, 현재 임상용 3000명분을 사전 생산 중이다.


서 회장은 “품목 허가를 받기 전 상업용 배치로 생산에 돌입하는 것은 2가지 목적이 있다”며 “공장에서 안정적으로 의약품이 생산된다는 것을 데이터로 보여줘야 허가를 받을 수 있고, 긴급사용승인이 떨어질 시 환자에게 즉시 공급을 해야하므로 미리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급사용’ 및 ‘조건부 판매’는 많은 나라와 협의할 사안이다. 이번 임상실험에서 충분한 효능이 확인되면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대량 생산한 치료제를 폐기해야 하는 위험 부담도 있지만, 긴급사용승인 요청을 고려해 재고를 사전에 충분히 확보하고 상황에 따라 바로 투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임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현지 환자들이 참여하는 임상 1상을 위해 영국 등 유럽 국가들과 최종 협의단계를 거치고 있다. 이후 글로벌 임상 2, 3상을 통해 경증환자, 중등증환자를 대상으로 총 2개의 임상을 진행해 연내로 결과를 확보할 방침이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17일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의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임상 1상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다. 셀트리온의 코로나 치료제는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 후 이례적으로 약 1주일만에 승인을 받는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아 신속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돌입하는 임상 실험은 충남대병원에서 건강한 피험자 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승인 직후 피험자에게 첫 투여를 시작해 3분기 내 임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자체 개발중인 코로나 항체치료제 CT-P59의 효능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 말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액을 확보한 후 바이러스를 중화시킬 수 있는 항체를 스크리닝했고 그 중 가장 강력한 중화능을 보이는 항체를 선별해 지난 6월 페럿(Ferret)을 대상으로 첫 동물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콧물·기침, 활동성 관련 임상점수에서 약물 투여 후 1일째부터 정량화 수치가 확연히 개선된 것을 확인했으며 5일째에는 완전한 임상적 개선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콧물, 비강, 폐에서 RT-PCR(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법과 세포배양 기반 바이러스 역가 측정법으로 관찰했을 때, 고농도 그룹은 바이러스가 최대 100배 이상까지 감소하는 큰 개선 효과를 보였다.


서 회장은 페럿을 통한 성공적인 실험 결과가 유의미한데는 페럿이 ‘폐렴’과 관련된 증상을 갖춘 유일한 동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독물에 의한 재채기와 콧물 증세를 보이는 동물은 페럿이 유일하다.

서 회장은 치료제 개발의 주력포인트로 ‘변이에 대한 준비’를 꼽았다.


서 회장은 “변이가 지금보다 더 많이 진행이 돼서, 여태까지 개발해온 메커니즘이 무너지지 않게 현재 진행중인 코로나 항체치료제 개발에 최대한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와 함께 신약후보물질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항체 치료제 CT-P59의 상업화 후,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돼 지속 유행한다면 2번째 슈퍼 항체 치료제를 출시할 방침이다.

최대 관건은 ‘원가 낮추기’와 ‘캐파 확보’
서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 항체치료제를 그 어느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제조 및 생산 비용을 절감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이 예상하는 코로나 항체치료제 개발비용은 최소 3000억원 정도다. 개발비를 이보다 더 낮추기는 어렵기 때문에 제조원가를 낮춰야한다. 셀트리온은 비용을 절감할 목적으로 해외 CMO(위탁생산) 시설들과 협의를 진행중이다.


셀트리온의 자체 공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가동할 것인가도 큰 과제다. 셀트리온은 기존 판매품목인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을 생산하고 있고 일부 CMO 사업도 하고 있어 공장 가동율이 높다.


그러나 기존 제품 생산을 줄이고 코로나 치료제 생산을 시작할 시, 기존 제품의 재고 문제가 따른다. 기존 의약품은 공급 안정성을 확보를 위해 최소 1년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재고를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기존 제품들과 관련해 1년 2개월 분량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은 재고 레벨을 어디까지 낮춰야 하는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진 않았지만 코로나 치료제 개발 및 생산을 최우선으로 두고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스페셜경제 / 김민주 기자 minjuu090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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