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조선업계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발주 예정이던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등 수주량 회복에 적신호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13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해 1분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233만CGT로 작년 같은 기간(810만CGT)과 비교해 71% 급감했다. 이는 2018년 1분기(1천83만CGT)와 비교해서도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이 같이 선박발주가 줄어든건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확산으로 발주 심리가 크게 둔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전 세계가 수주 가뭄에 허덕이는 가운데, 중국의 발주량만 외려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가별 수주 실적을 보면 중국이 전체 물량의 90%에 달하는 65만CGT(17척)을 수주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한국과 일본이 각각 3만CGT(1척)·2만9000CGT(2척)로 2, 3위를 차지해 중국과 큰 격차를 보였다. 지난 2월까지 한국 조선업계는 수주 1위를 지켰으나 이번에 중국에게 탈환당한 것이다.

한국 조선업계 수주실적이 중국에 밀린 건 수주실적을 견인하던 주력 건조 선종인 대형 LNG(액화천연가스)선 발주가 없었던 탓이다.

업계에서는 카타르, 모잠비크 등에서 대규모 LNG 프로젝트가 발주가 본격화되면 수주 실적이 곧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유가 급락 등의 악재로 세계 경제가 비상이 걸리자 수주 회복 기대감은 한 풀 꺾인 상황이다.

카타르는 대규모 LNG 증산 프로젝트 연기 방침을 내렸다. 카타르가 LNG 생산을 확대하면 대규모 운반선 발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국내 조선업계는 80척 규모로 예상되는 LNG선 발주에 대비해 수주 준비 작업에 한창이었지만 프로젝트가 지연됨에 따라 LNG선 발주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유가 하락 여파도 발주 규모를 축소시키는 데 한 몫했다. 연초 배럴당 60달러 수준을 기록하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달 20달러 수준까지 내려앉아 업계 수주시황에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종의 신규수주 부진 우려는 적어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의 수주 부진은 2022년 이후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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