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손학규 대표 당비 납부 관련 발언이 나온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2019.10.23.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바른미래당 탈당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손학규 대표의 당비 대납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장진영 당대표 비서실장은 23일 “당비 납부는 누구 명의로 이뤄졌는지가 아닌 실제로 누가 부담했느냐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당법에 따르면 ‘당원은 타인의 당비를 부담할 수 없으며 타인의 당비를 부담한 자와 부담시킨 자는 1년 간 당원 자격이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8년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의 손학규 대표 당비 납부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 10월 30일 손 대표의 당비 250만 원은 임헌경 전 사무부총장의 신한은행계좌를 통해 납부됐다. 그리고 엿새 뒤인 11월 5일 손 대표의 개인비서 이승호 씨가 임 전 사무부총장의 계좌로 250만 원을 돌려줬다.

11월 30일에도 임 전 사무총장이 손 대표의 당비를 납부했고, 같은 날 이 비서가 임 전 사무부총장의 계좌로 입금해준 내역이 확인된다.

12월 당비는 일주일 정도 지난 올해 1월 8일에 납부됐는데, 이 비서가 직접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올 1월 당비도 임 전 사무부총장 선납 후 2월 7일 이 비서로부터 입금 받았고, 이런 방식으로 4월과 5월 당비 납부가 이뤄졌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임 전 사무부총장의 선납 후 손 대표의 개인비서로부터 돈을 돌려받기까지 가장 오래 걸린 기간은 9일이었다. 대부분은 일주일 이내에 돈을 돌려받았다.

장진영 비서실장은 “한 번만 물어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을 최소한의 확인절차 없이 언론 앞에서 의혹을 제기한 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젊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무책임한 의혹을 제기하려 하더라도 유승민 의원 같은 중진 정치인이 제대로 확인했는지 물어봤어야 하는데 오히려 ‘변혁 전체 이름으로 대응하겠다’고 발언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가 당비를 대납시켰다는 주장은 이날 오전 변혁 회의에 참석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에 의해 제기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당비가 대납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정치자금법·정당법·배임수재죄 등에 있어 매우 심각한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부담한 것이 맞다. 우리 비서가 임헌경 전 사무부총장에게 보내고 임 전 사무부총장이 자기 계좌에서 당 계좌로 보낸 것”이라 답했다. 실제로 당비를 부담한 것은 손 대표 본인이고, 개인비서와 임 전 사무부총장 등을 통한 심부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어 개인비서에게도 돈을 지급했는지에 대해 “현금으로 줬다. 개인비서이기 때문”이라며 “과거에도 직접 낸 적이 없다. 비서들이 내줬다”고 설명했다.


▲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의 당비 납부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23.

한편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18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안철수 전 대표를 비하했다는 이유로 당직 직위해제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3월 25일 바른미래연구원이 주관한 청년정치학교 입학식 뒤풀이에서 “안철수가 병X 되는 거거든”, “안철수가 대선 후보 될 때까지 주변에서 얼마나 도와주고 했겠어. 인간 수준이 안 되는 거거든”, “안철수 때문에 사람이 둘 죽었어”, “캠프에 기자가 없다고 자랑을 해 그 병X이”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한 유튜버에 의해 공개된 바 있다.

윤리위의 징계 결정으로 이 전 최고위원은 현재 최고위원 자격은 물론 서울 노원병 지역위원장직을 모두 박탈당한 상태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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