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지난 9~10일(현지시간) 2일간 진행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종결되면서 국내 증시에는 불확실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중은 협상을 더 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당분간 변동성은 커질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비즈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당분간 ‘최대한 보수적으로’ 대응하되, 이달 하락폭이 컸던 업종에 주목하라고 제안했다.

미국과 중국은 저번주 미국 워싱턴DC에서 무역 협상을 폈쳤지만 합의 실패로 끝났다. 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공지한 대로 10일 오전 0시 1분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올렸다.

미·중 무역 협상단은 이틀간 협상에 대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지만 시장은 무역 협상 결렬 핵심 원인이 법률 개정 등 양보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양국 이견은 추가 관세 철폐, 교역 구매에 대한 차이, 무역합의에 대한 균형 잡힌 문구 등에서 비롯됐다”며 “미국이 중국 측에 지적 재산권과 관련한 법률 개정 요구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세 인상으로 중국과의 교역량이 줄면 중국 중간재 수출 상당 비중을 점유하는 한국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은 향후 3~4주 내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3250억 달러의 수입품에 추과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다만, 미국이 경제 지표 악화를 막기 위해 무역분쟁을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오르면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모두 악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관세율 인상과 무역분쟁 심화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확률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시장은 일단 시간을 벌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중 간 무역협상이 종료된 10일 뉴욕 증시는 장 초반 약세를 보이다 소폭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10일(유럽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도 큰 동요 없이 대부분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반면 한국 증시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변수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변동성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EU, 일본과의 갈등이 부각되고 동시에 다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나비효과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방어적인 전략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면서 “저변동성주, 배당주와 같은 방어적 스타일로 대응하고 단기적으로 5월 하락폭이 컸던 업종 중심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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