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미 소상공인 대출금 상환 실패
투자자 A씨 "PB가 안전하다고 말해서 샀는데..."
신한금투 "신한금투는 판매사, 문의는 운용사에"

▲최근 WBL 펀드와 관련, 119억원의 환매 연기를 발표한 신한금융투자(홈페이지 제공)

 

[스페셜경제=권준호 인턴기자]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미국 소상공인 대출채권 투자펀드(WBL) 상품에서 119억원 규모의 환매 연기가 발생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전날 고객 안내문을 통해 내달 10일 만기 예정이었던 ‘신한명품 프리미엄 펀드랩’ 상품에서 약 119억원 규모의 상환이 6개월 미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명품 프리미엄 펀드랩은 미국 소상공인 대출 금융회사인 WBL(World Business Lenders)가 발행하는 대출채권에 재간접 방식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국내 운용사인 ‘케이클라비스’와 ‘키웨스트자산운용’이 미 소상공인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역외펀드를 재간접적으로 담았다.

이 펀드는 미국 소상공인에 담보대출을 해주고 이자수익을 확보하는 상품이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따른 여파로 소상공인들이 잇따라 대출금 상환에 실패하며 WBL이 발행한 대출채권에 부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고 결국 ‘환매 연기’를 발표한 것이다.

문제는 환매 연기가 확정된 119억원 이외에 내년 2월 만기분 100억원어치가 추가로 남아있다는 데 있다. 내달 10일 만기인 119억원의 환매가 6개월 연기된 것으로 봤을 때, 내년 2월에 만기 예정인 100억원의 환매도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신한명품 프리미엄 펀드랩’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한명품 프리미엄 펀드랩’ 가입자 A씨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신한금융투자 PB(프라이빗 뱅커)가 안전하다고 한 말만 믿고 투자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며 “가입당시 PB가 원금손실을 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부동산 담보가 있고 채권도 있어서 원금손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금융투자라는 이름을 믿고 투자했는데 상황을 보면 라임, 옵티머스 사태 때와 매우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현재 금융감독원에도 민원을 넣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PB의 해당 상품 가입권유 과정에서 환매 연기 가능성에 대한 설명이 빠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씨는 “담당 PB가 상품 가입을 권유할 때 환매 연기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며 “가입할 때 환매가 연기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 그 상품에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상품을 판매한 담당 PB B씨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B씨는 “상품 가입 권유 시 환매 연기될 수 있다는 설명과 원금 비보장이라는 말을 분명히 고지했다”며 “조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정보는 모두 고객들에게 전달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상품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 측은 “궁금한 점은 운용사에게 물으라”는 입장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운용사로부터 공문을 받아서 자금회수계획을 세울 예정”이라면서도 “신한금융투자는 판매사기 때문에 궁금한 점은 해당 펀드 운용사인 케이클라비스와 키웨스트자산운용에 문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해당 펀드의 자금 회수 계획을 듣기 위해 케이클라비스와 키웨스트자산운용에 수차례 전화해봤지만 담당자의 부재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스페셜경제 / 권준호 기자 kjh01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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