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진우 기자]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5개월 가까이 화력을 유지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8일 전국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응답은 72.2%,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21.5%로 집계됐다.

이달 유니클로가 발열 내의를 무료로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하자 당시 매장에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는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지자 일각에서는 불매운동 운동이 시들해졌다는 여론이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 국민 10명 중 7명은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등 화력은 여전히 거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같은 불매운동 기세는 수치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일본이 수출규제를 단행한 후 일본에서 수입된 맥주가 급격하게 감소한 것이다.

앞서 지난 28일 일본 재무성은 지난달 한국에 대한 맥주 수출 실적이 수량과 금액 모두에서 ‘제로(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한 일본 맥주 수출 실적이 0이 된 것은 1999년 6월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교도통신은 일본 재무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무역 통계는 회당 20만엔(한화 약 215만원) 이상 실적만 반영된다”며 “소량이지만 한국으로 수출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한국은 일본 맥주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1위 국가’였으나 지금은 수출 실적이 약 215만원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소액’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29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맥주 수출 실적을 제로라고 밝힌 것과는 달리 일부 수입되긴 했다.

지난달 일본에서 수입된 맥주는 3만5008kg으로, 액수로는 3만8000달러(약 4500만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중량은 99.6%, 금액은 99.5% 줄었다.

이같은 실적은 9월과 비교하면 그나마 늘어난 것이다. 9월에는 중량으로는 4202㎏, 액수로는 6000달러(약 700만원)어치 수입돼 나란히 99.9%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심지어 9월에는 한국 맥주의 대(對)일본 수출액(23만3000달러)이 더 많아 22만7000달러의 흑자를 내기도 했다.

일본산 맥주는 일본 정부의 지난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 후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타깃에 올랐다.

7월부터 지난달까지 네 달 동안 수입된 일본 맥주는 460만9000달러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2868만달러)보다 84.0%나 줄었다.

지난 10월 맥주뿐 아니라 전체 식료품 수출액은 58.1% 줄었고, 승용차 수출액은 70.7% 급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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