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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퇴직연금시장에서 저축은행 정기예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어질 전망이다. 이는 저축은행들의 퇴직연금 상품 이자율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저축은행업계는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 중인 저축은행 23곳이 지난달 말까지 판매한 정기예금 잔액이 2조9000억원이라고 전했다.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 작년 11월 말 이후 4개월 만에 이뤄낸 기록이다. 이는 시중 은행보다 최대 1%포인트 가량 높은 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유인한 결과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은 점점 인기를 잃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4위 유진저축은행은 지난 2월 말까지 퇴직연금 상품을 1900억원 판매했으나 지난달 취급액은 84억원에 불과했다. JT저축은행 역시 같은 기간 100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1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업계 2위 OK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3700억원에서 4200억원으로 겨우 5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금리가 인하되면서 타 업권에 비해 유동성에 취약한 저축은행들이 퇴직연금 상품의 이자율도 함께 인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12개월 만기)는 작년 말 연 2.62%에서 이달 12일 연 2.27%로 0.35%포인트나 하락하는 등 점차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유진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은 퇴직연금 상품 금리를 지난 1월까지 연 2.7%(DB형) 적용했으나 이달 들어 2.2%로 대폭 낮춘 바 있다.

OK저축은행 또한 같은 기간 0.1~0.2%포인트 낮췄다. 평균 1.9~2.0%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시중은행 상품과의 이율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고객이 저축은행의 상품을 이용할만한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상품은 일반 정기예금과 달리 운용사에서 판매하다 보니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가 적게 들어 높은 금리를 적용할 수 있었으나,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진 가운데 유동성 관리를 위해 판매고 조절에 나서며 퇴직연금 상품 금리를 잇따라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시장에서 원금 보장을 선호하는 보수 성향의 고객들은 보험사 상품을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보험사에서 내놓은 퇴직연금 상품의 최고 금리는 확정급여(DB)의 경우 연 2.5%(DB생명), 확정기여(DC)형 및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연 2.45%(푸본현대생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은 지난해 11월 퇴직연금시장에 새로 편입됐으며 기업 신용등금 BBB- 이상으로 평가된 저축은행 24개사 가운데 23곳이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 중이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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